“한국교회, 니케아 신조 다시 회복해야”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니케아 공의회 1700주년’ 조명한 정기학술대회 개최
제50차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정기학술대회 참석자들이 9일 경기 용인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니케아 공의회 1700주년을 보내며’를 주제로 열린 학술대회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회장 유창형 박사)가 지난 9일 경기도 용인 소재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니케아 공의회 1700주년을 보내며’를 주제로 제50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기조강연은 안명준 박사(한국성서대 초빙교수·평택대 명예교수)가 맡아 ‘니케아 신조를 통해 본 기독론 해석과 신학적 교훈’을 주제로 발표했다. 안 교수는 니케아 신조가 교회사 속에서 가장 보편적이며 규범적인 신앙고백으로 자리해 왔다고 강조하며 “오늘날에도 한국교회가 이를 단순한 역사 문서로만 이해할 것이 아니라 정통 기독론과 교리교육, 예배적 고백의 중심으로 다시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안 교수는 니케아 신조의 핵심 개념인 ‘동일본질(homoousios)’을 중심으로 초기 교회부터 중세와 종교개혁 시대에 이르기까지 기독론 이해가 어떻게 형성되고 계승됐는지를 설명했다. 그는 “아리우스와 그 추종자들이 성자의 신성을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았지만 성부와 성자 사이에 존재론적 위계를 설정하려 했다”며 “이 같은 입장이 니케아 신조의 동일본질 교리와 긴장 관계를 형성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초대교회 교부 아타나시우스를 니케아 정통 신학을 지켜낸 대표적 인물로 평가했다. 그는 “아타나시우스가 다섯 차례의 유배와 정치적·신학적 압력 속에서도 동일본질 교리를 끝까지 수호했다”며 “니케아 신앙이 단순한 교리 논쟁을 넘어 교회의 정체성과 직결된 문제였다”고 했다.

이어 어거스틴과 중세 신학자들의 삼위일체 이해도 함께 다뤘다. 안 교수는 “어거스틴이 「삼위일체론」을 통해 니케아 신조를 철학적으로 심화시켰다”며 “또 중세 신학자들은 니케아 신조를 기독교 신앙의 절대적 기준으로 받아들이고 철학적 논증을 통해 체계화하는 데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토마스 아퀴나스가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활용해 삼위일체와 기독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점을 언급하며 “지나친 철학적 체계화가 오히려 성경의 구속사적 중심성과 예수 그리스도와의 인격적 만남을 상대적으로 약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니케아 신조가 본래는 예배와 신앙고백의 언어였지만, 중세에 들어서면서 고도의 철학적 언어 체계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 “루터와 칼빈, 니케아 신조를 성경 중심으로 재해석”… 종교개혁 전통 속 기독론 조명

안명준 박사가 제50차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니케아 신조를 통해 본 기독론 해석과 신학적 교훈’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안명준 교수는 “종교개혁자들이 니케아 신조를 부정하거나 폐기하지 않았다”며 “마르틴 루터와 존 칼빈 모두 니케아 신조의 정통 기독론을 적극적으로 수용했으며, 이를 성경 중심으로 재해석했다”고 밝혔다.

이어 루터에 대해서는 “십자가 중심의 구원론 속에서 니케아 기독론을 더욱 심화시켰다”며, 칼빈에 대해서는 “니케아 신앙을 단순 반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교회와 신앙생활 속에서 작동하는 살아 있는 교리로 재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니케아 신조가 기독교 신학사에서 갖는 신학적 의미를 다섯 가지 측면에서 정리했다. 안 교수는 “니케아 신조가 삼위일체 교리와 성육신, 구속 신앙 체계를 정립함으로써 기독교 신앙의 중심 내용을 규정했다”며 “성경적 계시에 종속된 역사적 신앙고백으로서 정통 신학의 기준 역할을 해왔으며, 성부·성자·성령의 관계를 하나의 본질 안에서 설명함으로써 삼위일체 교리의 신학적 틀을 형성했다”고 했다.

특히 “성자의 ‘나심’과 ‘피조성’을 구분한 니케아 신조의 결정은 이후 모든 기독교 신앙고백의 기초가 됐다”며 “니케아 신조가 단순히 교리를 정리한 문서가 아니라 성육신과 구원의 진리를 드러내기 위한 신앙고백이었다”고 했다.

또한 니케아 신조가 가톨릭과 정교회, 개신교를 아우르는 최초의 보편적 신앙 규범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니케아 신조가 오늘날까지도 세계 교회를 연결하는 공통의 신학적 기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한국교회, 니케아 신조 통한 연합과 교리교육 회복 필요”

안 교수는 한국교회가 니케아 공의회 1700주년을 충분히 공동체적으로 기념하지 못한 현실도 언급했다. 그는 “세계 여러 나라 교회에서는 공동 예배와 학술행사가 활발히 진행됐지만, 한국교회는 연합된 형태의 기념과 예배를 충분히 실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교회가 신앙고백의 공통 기반 위에서 연합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니케아 신조를 중심으로 한 신학 교육과 예배적 실천 회복이 필요하다”며 “니케아 신조가 단순 암송용 문서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핵심 신앙고백이다. 역사적 신조에 대한 교리교육 회복과 통합적 신학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안 교수는 “한국교회 예배 안에서 니케아 신조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하며 “정교회와 로마가톨릭교회, 성공회와 루터교회 등에서는 니케아 신조가 예배 속에서 지속적으로 고백되고 있다. 한국교회 역시 사도신경과 함께 니케아 신조를 정기적으로 고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니케아 신조가 분열된 한국교회의 일치를 위한 신학적 기초가 돼야 한다”며 “교회의 하나 됨은 하나님께서 주신 고백이다. 다양성 속의 일치와 일치 속의 다양성을 통해 갈등과 분열의 시대 속에서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기조강연 이후 다양한 주제 발표와 자유발표도 이어졌다. 차보람 교수(성공회대)는 ‘현대 성공회 신학의 니케아 신경 이해’를 발표했고, 조동선 교수(침신대)는 터르틸리아누스의 삼위일체론을 중심으로 성부 단일 근원성 문제를 다뤘다. 문정수 박사(SIEW)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성부 단일근원성을 중심으로 니케아적 문법 복원을 주제로 발표했다.

자유발표에서는 김선영 박사(좋은나무교회)가 아브라함 카이퍼의 일반은혜론을 삼위일체론적 구조 속에서 재구성하는 내용을 발표했으며, 박홍기 교수(오이코스대학교)가 논평을 맡았다.

앞서 열린 개회예배에서는 유창형 교수(칼빈대)의 사회로 김민석 교수(백석대)가 기도했으며, 배광식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이 설교와 축도를 전했다. 이동영 박사(성경신대)는 광고를 맡아 학술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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