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놀랍게도 이러한 리더십은 이미 18세기 영적 부흥의 현장에서 실천된 바 있다. 바로 존 웨슬리의 사역 에서 실현된 리더십이다. 그는 단순한 설교자가 아니라, 사람을 세우고 공동체를 조직하며 시대를 변화시킨 탁월한 영적 리더였다.
1. 명령형 리더십 은 거룩을 향한 분명한 기준이다.
리더십의 출발점은 방향이다. 방향이 없는 자유는 방황일 뿐이다.
웨슬리는 초기 신자들에게 매우 분명한 기준을 제시했다. 그는 감리교 운동 안에서 ‘일반 규칙(General Rules)’을 통해 신앙인의 삶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악을 버리고, 선을 행하며, 하나님의 은혜의 수단을 사용하라”는 그의 가르침은 단순한 권면이 아니라 명확한 명령이었다. 초신자에게 필요한 것은 선택의 자유보다 삶의 기준과 방향성이다. 영적으로 어린 상태에서는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리더의 분명한 지시가 오히려 보호가 된다.
성경에서도 하나님은 때로 분명히 명령하신다. “강하고 담대하라”, “일어나 건너가라”는 말씀처럼, 리더는 혼란 속에서 길을 보여주는 나침반이어야 한다. 그러나 명령형 리더십이 지나치면 독단과 통제로 흐를 수 있다. 그래서 리더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명령형 리더십(Telling)은 구약 <신명기 31:6>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라… 네 하나님 여호와 그가 너와 함께 가시며”에서 나타나 있고, 신약에는 <마태복음 28:19>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라고 하면서 리더가 방향을 분명히 제시하고 즉각적 순종을 요구하는 명령형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2. 설득형 리더십 은 마음을 움직이는 복음의 힘이다.
명령이 방향을 제시한다면, 설득은 마음을 움직인다.
존 웨슬리는 단순히 “하라”고 외치는 리더가 아니었다. 그는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설명했다. 그의 야외 설교는 단순한 열정이 아니라, 죄와 은혜, 구원과 성화에 대한 깊은 신학적 설명과 감동이 담긴 메시지였다.
특히 그는 로마서의 말씀을 통해 “성령이 우리 영과 더불어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임을 증언하신다”는 확신의 신앙을 강조했다. 이 체험적 신앙은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켰다.
오늘날 교회와 조직에서 많은 갈등은 ‘설명 없는 명령’에서 비롯된다. 사람은 단순히 지시를 따르는 존재가 아니라, 의미를 이해하고 공감할 때 헌신한다.
설득형 리더십은 리더와 구성원 사이에 신뢰를 세우는 다리이다.
설득형 리더십(Selling/Coaching)은 구약에서 <느헤미야 2:17> “우리가 일어나 건축하자 하고 모두 힘을 내어 이 선한 일을 하려 하매” 라고 하였고, 신약에서도 <사도행전 20:20> “유익한 것은 무엇이든지… 공중 앞과 각 집에서 가르치고 권하였노라” 함으로 비전과 이유를 설명하며 마음을 움직이는 설득형 리더십이 나타나 있다.
3. 참여형 리더십 은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이다.
리더십이 성숙해질수록, 리더는 말하기보다 듣는 사람이 된다.
웨슬리의 사역에서 가장 탁월한 점은 바로 소그룹 공동체였다. 그는 ‘클래스 미팅’과 ‘밴드 미팅’을 통해 성도들이 서로의 삶을 나누고, 신앙을 점검하며, 함께 성장하도록 했다.
이 구조 속에서 리더는 모든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동역하는 사람이다. 공동체는 참여를 통해 성숙해진다. 초대교회에서도 사도들은 중요한 결정을 공동체와 함께 나누었다. 이는 참여형 리더십의 성경적 모델이다. 그러나 참여만 강조하면 방향을 잃을 수 있다. 모든 것을 함께 결정하려 하면 오히려 비효율과 혼란이 생긴다. 그러므로 참여 역시 균형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참여형 리더십(Participating)은 구약에서 <출애굽기 18:21>“능력 있는 사람들을 택하여 백성 위에 세워…” 라고 하였으며, 신약에서도 <로마서 12:4-5> “우리가 한 몸에 많은 지체를 가졌으나… 한 몸이니라” 함으로 공동체와 함께 결정하고 역할을 나누는 참여형 리더십이 나타나 있다.
4. 위임형 리더십 은 사역을 확장하는 큰 힘이다.
리더십의 최종 목표는 혼자 일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리더를 세우는 것이다.
존 웨슬리는 평신도 설교자들을 세워 사역을 맡겼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일이었지만, 그는 사람을 신뢰했고, 하나님께서 그들을 통해 일하신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 결과 감리교 운동은 폭발적으로 확장되었다. 이는 위임의 힘이었다. 위임은 단순한 업무 분담이 아니다. 그것은 신뢰의 표현이며, 공동체를 성장시키는 핵심 전략이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 위임하면 혼란이 온다. 위임은 반드시 훈련과 성숙을 전제로 해야 한다.
위임형 리더십(Delegating)은 구약에서 <민수기 11:17> “내가 네게 임한 영을 그들에게도 임하게 하리니 그들이 너와 함께 백성의 짐을 담당하리라” 하였으며, 신약에서도 <디모데후서 2:2>“충성된 사람들에게 부탁하라 그들이 또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으리라”고 함으로 적극적으로 위임형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결론: 네 바퀴가 함께 움직일 때 교회는 건강하게 달려갈 것이다.
자동차는 네 바퀴가 함께 굴러갈 때 안전하게 달린다. 하나라도 균형을 잃으면 사고로 이어진다. 리더십도 마찬가지이다. 명령만 하는 리더, 참여만 강조하는 리더, 위임만 하는 리더는 모두 불균형하다. 성숙한 리더는 이렇게 질문한다. “지금 이 사람에게 무엇이 필요한가?”
그리고 상황에 따라 방향을 제시하고, 마음을 설득하며, 성도들과 함께 참여하고, 성숙한 팀원에게는 과감히 맡긴다. 이것이 바로 살아있는 탁월한 리더십이다.
특히 교회와 선교 현장에서는 이 균형이 더욱 중요하다. 신앙의 성숙도가 다양한 공동체 안에서 리더는 끊임없이 분별해야 한다. 결국 리더십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사랑이다.
사랑이 있는 리더는 사람에 따라 방법을 바꾸지만, 사랑이 없는 리더는 방법을 고집하다가 사람을 잃는다. 자동차의 네 바퀴처럼, 명령, 설득, 참여, 위임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건강한 공동체와 하나님 나라의 사역은 힘 있게 앞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양기성 교수(Ph.D., Hon. Th.D.)
서울신학대학교 교회행정학 특임교수
웨슬리언교회지도자협의회 대표회장
#양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