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범죄·치안법 개정안 논란… 종교 지도자들 “평화적 시위권 침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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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추진 중인 ‘범죄 및 치안법(Crime and Policing Bill)’ 개정안에 포함된 ‘누적적 혼란(cumulative disruption)’ 조항을 둘러싸고 종교계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19명의 종교 지도자들은 최근 공개서한을 통해 해당 조항에 반대 입장을 밝히며, 이 법안이 평화적 시위의 권리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해당 조항이 반복적인 시위로 인해 지역사회가 겪는 불편과 혼란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이어지고 있는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겨냥한 조치로 해석되며, 내무장관 샤바나 마흐무드는 이러한 시위가 “유대인 공동체에 두려움을 야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흐무드 장관은 “시위할 권리는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자유이지만, 이 자유는 이웃들이 두려움 없이 일상생활을 영위할 권리와 균형을 이뤄야 한다”며 “대규모의 반복적인 시위는 특히 종교 공동체를 포함한 일부 시민들에게 위협과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어려운 시기 속에서 유대인 공동체가 느끼는 상당한 두려움이 여러 차례 전달됐다”며 “이번 개정은 시위의 권리를 보호하는 동시에 모든 시민이 안전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10월 처음 제안됐으며, 정부는 당시 금지된 단체 ‘팔레스타인 액션(Palestine Action)’을 지지한 시위에서 약 500명이 체포된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종교 지도자들은 공개서한에서 “해당 조항은 지나치게 모호하고 광범위해 다양한 형태의 시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전에 같은 지역에서 다른 시위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전혀 다른 사안에 대한 시위까지 제한될 수 있다”며 표현의 자유 침해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번 서한에는 영국교회연합(Churches Together in England) 사무총장 마이크 로열, 영국침례교연합(Baptist Union of Great Britain) 사무총장 린 그린 목사를 비롯해 다양한 기독교 교단과 유대교, 이슬람 공동체 대표들이 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