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 시각)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잠정휴전에 전격 합의하며 전쟁이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이번 사태를 기독교인들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기독일보는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 ‘모하레베’ 신정 통치와 탄압의 칼날
이란의 이슬람 신정 체제는 이슬람 교리를 국가 통치의 절대적 규범으로 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 정부가 체제 반대 세력을 탄압하는 강력한 법적·교리적 근거로 꾸란 5장 33절(마이다 장)을 활용하고 있음에 주목한다.
해당 구절은 “알라(하나님)와 그분의 라술(사도)에 대항하여 전쟁을 일으키고(무하리바) 땅 위에서 부패를 퍼뜨리는 자들에게 내리는 벌은 살해되거나 십자가에 못 박히는 것”이라 명시하고 있다. 이란 사법 체계는 여기서 파생된 ‘모하레베(Moharebeh, 알라에 대적하는 죄)’라는 죄목을 정치적 반대자들에게 전방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특히 이란 신정 체제의 중심에는 ‘벨라야테 파키(법학자 통치론)’가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은둔한 제12대 이맘을 대신해 최고 율법학자가 국가를 통치한다는 시아파 특유의 신학적 배경을 정치화한 것이다. 이 체제하에서 최고 지도자(현재 모즈타파 하메네이)는 신의 대리인을 대행하는 절대적 존재로 간주된다. 이만석 박사(이란인교회 담임, 전 이란 현지 선교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최고 지도자가 이끄는 신정 국가에 대항하는 것을 곧 이슬람 질서와 알라에게 전쟁을 선포하는 것으로 동일시한다”고 지적했다.
이란 신정 체제의 폐쇄성은 자국민을 향한 무력 진압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꾸란 33장 59절을 근거로 한 히잡 착용 의무화는 여성 인권 통제의 도구가 됐다. 채원암 전 주독 베를린 한국 총영사는 이를 “이슬람 교리가 기본적으로 인간의 기본권과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수용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2022년 9월 히잡 시위 무력 진압과 지난 1월 ‘피의 수요일’으로 이어진 학살은 이슬람 종교적 명분 아래 자행되는 인권 탄압의 실상을 방증한다.
■ 자유민주주의 이식의 기회
이러한 숨 막히는 탄압 속에서 현지 기독교인들은 이번 전쟁을 오히려 변화의 기회로 바라보고 있다. 이만석 박사는 “내가 담임하는 교회의 이란인들을 비롯해 현지인들은 이번 전쟁을 아주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란 정부가 계속 국민을 핍박하니, 외부 세력의 개입을 통해서라도 이란의 자유가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에 오히려 전쟁을 반기는 분위기”라며 “이를 억압된 이슬람 신정 체제를 무너뜨리고 자유민주주의와 종교의 자유를 이식할 결정적 기회로 본다”고 했다.
또한 이 박사는 “이슬람 신정 체제의 잔인한 탄압에 반감을 느낀 사람들이 기독교로 개종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란 정부가 이를 우려할 수준”이라며 “현재 이란의 전도 및 신앙 활동은 목숨을 건 현지 기독교인들에 의해 암암리에(지하 교회 형태) 이뤄지고 있으며, 북한과 유사한 수준의 핍박을 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전쟁을 통해 이란 신정 통치의 악행이 전 세계에 드러나고, 대다수 국민들과 기독교인들이 자유에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자유를 향한 갈망은 구체적인 지표로도 드러난다.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 기구인 오픈도어(Open Doors)가 발표한 ‘2026 세계박해지수(World Watch List)’에 따르면, 현재 이란 내 기독교 인구는 약 8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란 전체 인구의 약 0.9%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들 중 대다수는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자들로, 당국의 눈을 피해 일반 가정집에서 모이는 ‘가정 교회(House Church)’ 형태로 신앙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네덜란드 소재 독립 조사 기관인 GAMAAN(The Group for Analyzing and Measuring Attitudes in Iran)이 2025년 11월 발표한 리포트와 스탠퍼드 대학교 아바스 밀라니(Abbas Milani) 교수가 지난 3월 ‘찰리 로즈 쇼(The Charlie Rose Show)’ 및 주요 외신 인터뷰에서 분석한 지표를 종합하면, 현재 이란 이슬람 신정 체제에 대한 실질 지지율은 12% 미만으로 파악된다.
또한 응답자의 약 80%가 국교분리 원칙 즉 국가의 법률과 행정이 종교적 계율(샤리아)이 아닌 세속적 가치와 민주적 절차에 근거해야 한다고 했고, 국민의 88%는 현재의 '이슬람 공화국'이 아닌 다른 형태의 정부로 전환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나타났다. 이는 자유민주주의체제 이식의 내부적 열망을 뒷받침한다.
■ 이란 시아파 원리주의와 핵 보유의 위험성
현지인들이 이처럼 내부적인 변화를 갈망하고 있다면, 유해석 총신대 선교학 교수는 이란 정권이 외부 세계, 특히 기독교 문명에 끼치는 실존적 위협에 주목했다. 그는 이번 전쟁의 이면에 흐르는 이란 신정 체제의 근간인 ‘이슬람 시아파 원리주의’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이것이 어떻게 세계적인 ‘문명의 충돌’로 번지는지 분석했다.
유 교수는 “시아파 원리주의는 단순한 신앙을 넘어 정치적 패권을 지향하며, 특히 핵 보유를 통해 이슬람의 우월성을 증명하려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아파가 핵을 갖게 된다는 것은 단순한 무기 보유를 넘어, 지하드(성전) 곧 서구 기독교 문명과의 결전을 준비하는 종교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일”이라며 “이들이 핵을 손에 넣는 순간 서구와의 전쟁은 불 보듯 뻔하며, 이는 인류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문명의 충돌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따라서 이번 트럼프 정부의 선제적 개입은 “더 큰 문명 간의 전면전을 예비하고 저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 유 교수의 분석이다.
■ 아브라함 동맹과 중국 견제, 그리고 ‘문명 충돌’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당시 외교관으로서 현장을 목격했던 채원암 전 영사는 “호메이니 혁명 세력이 주이란 미국 대사관을 점령해 52명의 인질을 444일간 억류했던 사건이 오늘날 모든 비극적 갈등의 시초”라며 “이 사건은 단순한 인질극을 넘어, 이란이 국제 사회의 정상적인 일원에서 이탈해 폐쇄적인 신정 국가로 치닫게 된 결정적 분기점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트럼프의 개입은 지난 8명의 대통령이 손대지 못한 이란 문제를 ‘힘의 논리’로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채 전 영사는 트럼프 정부가 구축한 ‘아브라함 동맹(이스라엘-아랍 국가 간 국교 정상화)’의 전략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되, 이것이 더 거대한 ‘본질적 충돌’로 가는 서막임을 예고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등 수니파 아랍 국가들이 손을 잡은 이 동맹이 이란의 시아파 원리주의를 고립시키는 강력한 포위망이 될 것이며, 동맹이 공고해질수록 이란 정권의 자금줄과 영향력이 차단돼 결국 이란 내부적 붕괴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이란의 강력한 배후인 중국 공산당을 압박하고 무너뜨리기 위한 현 단계의 핵심적 포석이라는 게 채 전 영사의 분석이다.
그러면서 그는 ‘포스트 중국’ 시대에 맞이할 근원적인 변화에 주목하며 “중국 공산당이 무너진 뒤 세계는 공산주의 대 자유주의의 이데올로기 대결 시대는 끝날 것”이라면서 “미국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전 하버드대학 교수)의 예측처럼 결국 이슬람 문명과 기독교 문명 간의 거대한 대결로 귀결될 것”이라고 했다.
■ “종교적 정당화는 경계해야”
다만 이번 전쟁의 명분을 지나치게 종교적인 면에서 찾는 것은 자칫 위험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유해석 교수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의 수사처럼 이번 전쟁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전쟁이라며 신앙을 이용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짓”이라며 “이는 기독교 원리주의로 치달을 위험이 있으며, 십자군 전쟁과 같은 기독교 역사의 과오를 반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란의 인권 탄압 해결은 이란 국민들 내부 역량으로 극복해야 할 문제이지 외세의 폭격을 신앙으로 정당화하는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전쟁으로 고통당하는 이란 국민 대다수가 명목상 무슬림(70%)인 상황에서, 전쟁을 신학적으로 미화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화에 반하는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