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강한 척 말고 연약함 진실하게 인정해야”

목회·신학
목회
김진영 기자
jykim@cdaily.co.kr
‘루아흐: 다시 숨 쉬는 목회’ 컨퍼런스, 관계·트라우마·가정 조명
‘루아흐: 다시 숨 쉬는 목회’ 컨퍼런스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목회자의 자기 관리와 지속 가능한 사역을 모색하는 ‘루아흐: 다시 숨 쉬는 목회’ 컨퍼런스가 24일 서울 장충교회 그레이스채플에서 열렸다.

‘루아흐’는 생명을 불어넣는 ‘하나님의 숨’을 뜻하는 히브리어로, 이번 컨퍼런스는 사역 현장에서 지친 목회자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장기적인 목회 지속을 위한 실제적 해법을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건강한 목회, 관계의 균형에서 시작”

첫 번째 강연에 나선 한성열 고려대학교 심리학부 명예교수는 ‘관계를 통한 지속 가능한 목회’를 주제로, 목회자의 삶을 지탱하는 세 가지 관계, 곧 자기 자신, 타인, 하나님과의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 교수는 “건강한 목회는 이 세 가지 관계의 균형에서 시작된다”며 “특히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진솔하게 인식하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감정을 억압할 경우 분노와 냉소, 탈진, 영적 무기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예수의 겟세마네 장면을 예로 들어 “감정을 정직하게 드러내는 영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타인과의 관계에서는 취약함을 나누고 도움을 요청하는 용기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성열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그는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 “신앙적 당위나 종교적 의무감 뒤에 숨지 않고, 자신의 본심을 있는 그대로 하나님 앞에 쏟아놓는 정직한 소통을 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한 교수는 단순히 사역이 과도하게 많다는 것보다 관계의 왜곡과 단절이 목회자의 틸진을 불러오는 경우가 많다며, 자신과의 관계 단절이 정서적 탈진을, 타인과의 관계 단절이 고립을, 하나님과의 관계 단절이 영적 공허를 불러온다고 했다.

그는 “감정을 억제하고 의연한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 높은 수준의 영성이라는 오해가 있다”며 “목회자의 진정한 건강함은 강한 척하는 포장이 아니라, 자신의 연약함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살아가는 진실함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목사의 트라우마와 가정 회복

이어 김지훈 목사(미 동양선교교회)는 ‘목사의 트라우마 경험과 회복’을 주제로 강연하며, 목회자들이 겪는 심리적 상처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짚었다. 그는 미국 LA에 있는 동양선교교회 담임목회 중 24건의 법정 소송을 경험했다고 했다.

그는 소송 종료 이후 정신적 후유증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범불안장애와 공황장애, PTSD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목회자로서 깊은 수치감과 자괴감을 느꼈다고.

김지훈 목사가 강연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김 목사는 이러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트라우마 치료 등 정신건강 문제를 연구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목회자가 자신의 감정을 정직하게 인식하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강연자로 나선 최은영 교수(햇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기독교상담심리학과)는 ‘목회자 가정, 하나님 앞에 함께 서다’를 주제로 목회자 가정의 의미와 실제적 과제를 짚었다.

한편, 컨퍼런스를 주최한 CTS는 “사역의 무게와 환경의 변화 속에서 목회자 개인의 삶이 쉽게 무너지지 않고 사역을 지속할 수 있는 길을 함께 모색하고자” 이번 컨퍼런스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음, 관계, 그리고 가정과 사역의 균형을 중심으로, 목회 현장에서 실제 마주하는 어려움을 개인의 신앙 문제로만 환원하지 않고 현실적인 관점과 적용 가능한 방향을 함께 나눔으로써 목회자가 자신의 내면과 삶을 돌보고, 보다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목회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