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서 목회자 아들 16세 소년 구금… 종교 자유·인권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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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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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서 독립 교회를 이끄는 목회자의 10대 아들이 반정부 시위 이후 당국에 구금된 상태로 남아 있어 종교 자유 단체와 인권 단체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세계기독연대(CSW)에 따르면, 복음주의 목회자 엘리에르 무이르 아빌라의 아들인 조너선 무이르 부르고스(16)는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쿠바 시에고데아빌라주 모론(Morón)에서 경찰 소환에 응한 뒤 구금됐다.

부친인 무이르 아빌라 목사는 같은 날 석방됐으나, 조너선은 여전히 구금 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그가 모론에서 발생한 시위에 참여했는지 여부와, 시위 중 ‘자유’를 요구하는 발언을 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공식 기소는 이뤄지지 않았으나, 당국은 검찰이 3일 내 사건을 검토할 수 있으며 쿠바 법에 따라 기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너선 무이르 부르고스는 현재 시에고데아빌라에 위치한 범죄 수사 기관인 기술조사국에 구금된 상태다. 가족과 인권 활동가들은 그가 심각한 지병을 앓고 있다며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최근 쿠바 전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과 식량·의약품 부족 사태로 촉발된 사회적 불안 속에서 벌어졌다. 모론을 포함한 여러 지역에서는 연속적인 정전 이후 시위가 발생했으며, 일부 시위대는 공산당 사무실을 습격하고 방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 과정에서 총격으로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보고도 있다. 당국은 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인터넷 접속을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 매체 사이버쿠바(CiberCuba)는 시위 이후 모론 지역에서 경찰의 소환, 가택 수색, 체포가 잇따르며 특히 청소년과 미성년자들이 표적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너선의 구금은 그의 가족이 오랜 기간 종교 활동과 관련해 당국의 압박을 받아온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의 부친이 이끄는 ‘티엠포 데 코세차(Tiempo de Cosecha)’ 교회는 쿠바 정부가 인정한 공식 종교 체계 밖에서 운영되는 독립 교회다.

쿠바에서는 종교 단체가 활동하기 위해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를 벗어난 교회들은 감시와 제재를 받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무이르 아빌라 목사는 2024년 쿠바 공산당 중앙위원회 종교담당 부서 요청을 받은 종교 지도자들과 지방 당국 관계자들로부터 “당이 인정한 교회와 목회자만 활동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은 바 있다.

이와 유사하게 정치적 긴장 상황에서 교회 지도자의 가족이 압박을 받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종교 자유 운동가이자 팻머스 인스티튜트(Patmos Institute) 대표인 마리오 펠릭스 르오나르트 바로소 목사는 2021년 전국 시위 당시 로렌소 로살레스 파하르도 목사와 그의 아들이 체포된 사례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에는 등록되지 않은 다른 목회자의 성인 아들을 군 복무에 강제로 편입시키려는 시도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애나 리 스탱글 CSW 옹호국장은 “쿠바 정부는 조너선 무이르 부르고스를 즉각 부모에게 돌려보내야 한다”며 “심각한 질환을 가진 16세 청소년을 표현의 자유 행사로 구금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독립 법률 자문 단체 쿠바렉스(Cubalex)는 지난 2월 한 달 동안 쿠바 전역에서 242건의 억압 사례와 528건의 인권 침해가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이 기간 동안 190명이 권리 침해를 겪었으며, 수도 아바나에서 가장 많은 사례가 보고됐고 시에고데아빌라와 산티아고데쿠바가 그 뒤를 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감자 권리 침해, 폭력 및 괴롭힘, 구금시설 간 강제 이송, 경찰 감시, 협박, 자의적 체포 등이 주요 인권 침해 유형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