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성공회 수장 “교단 쇠퇴론은 지옥에서 나온 거짓말”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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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미국 성공회 총회장 숀 로우 주교가 지난 3월 3일부터 6일까지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 미국 성공회 교구 네트워크 연례 컨퍼런스에서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 연구원 조너선 라우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YouTube/Episcopal Parish Network

미국 성공회(Episcopal Church) 수장이 최근 교세 감소와 관련해 제기되는 ‘교단 쇠퇴론’을 강하게 반박하며 “지옥에서 나온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미국 성공회 수장인 션 로우(Sean Rowe) 주교는 최근 성공회 교구 네트워크(Episcopal Parish Network) 2026년 연례 콘퍼런스가 열린 샬롯(Charlotte)에서 조나단 라우시(Jonathan Rauch)와의 대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대담에서 라우시는 미국 성공회의 회원 수와 예배 참석자 수가 상당히 감소한 점을 언급하며 장기적 전망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주류 개신교, 특히 성공회를 보며 ‘숫자가 더 이상 늘지 않는다. 고령화된 교회이며 빠르게 줄어들 것이다. 반등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며 “이 같은 주장에 어떻게 답하겠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로우 주교는 “그런 말을 항상 듣고 있다”며 “우리에게 그런 말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교단의 전체적인 교세 감소는 인정하면서도 단순한 통계 이상의 “영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로우 주교는 “성공회의 숫자 감소를 최종 결론이자 마지막 이야기로 보는 것은 ‘지옥에서 나온 거짓말’”이라며 “예수의 가르침은 교회가 어떤 상황에서도 남아 있을 것임을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현장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이어 “비록 지금과 같은 형태의 성공회가 아닐 수도 있지만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는 세상에 계속 존재할 것”이라며 “지금은 우리가 재정비하고 다시 생각하며 전략적으로 앞으로 나아가 세상에 영향을 미칠 기회”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현재의 감소가 “다음 단계의 영적 도약을 위한 준비 과정”이라며 하나님이 결국 교회를 “희망과 약속의 땅으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십 년 동안 미국 성공회는 미국의 다른 종교 단체들과 마찬가지로 교인 수와 예배 참석 인원이 크게 감소해 왔다. 이러한 감소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지만, 교단의 진보적 신학 노선이 일부 신자들의 이탈을 초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2003년 성공회가 공개적으로 동성애자임을 밝힌 주교인 진 로빈슨(Gene Robinson)을 서품했을 당시 다수의 교회가 항의하며 교단을 떠났다.

성공회 통계에 따르면 2010년 교단의 활동 중인 세례 교인은 약 200만 명 미만으로 감소했으며, 2023년에는 약 154만7천 명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4년 교구 보고서(Parochial Report)에서는 회원 수 집계를 포함하지 않았으며, 교단 측은 정확한 통계 산정 방식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성인과 아동을 포함한 세례 수는 1만9천624건으로, 2014년 2만8천 건 이상이었던 것과 비교해 크게 감소했다.

예배 참석자 수는 2023년 약 41만1천 명에서 2024년 약 41만3천 명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2014년 약 60만 명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한편 2013년 당시 성공회 수장이었던 캐서린 제퍼스 쇼리(Katherine Jefferts Schori) 주교도 교세 감소 문제를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미국 복음주의 루터교회 (Evangelical Lutheran Church in America) 총회 연설에서 “교회의 규모가 줄어든 것을 믿음의 부족으로 판단하는 이들도 있지만, 오히려 더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한 성령의 가지치기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우리가 십자가 아래 서 있다고 본다면 이러한 판단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떻게 응답하느냐”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