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성전환 수술을 이유로 육군에서 강제 전역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변희수 씨 이름의 재단 설립을 허가했다. 허가 신청이 접수된 지 약 1년 10개월 만이다. 하지만 같은 날 다른 두 인권단체에 대해선 반동성애 활동을 이유로 불허해 중립성 위반 시비가 일고 있다.
변희수 재단 설립 건은 지난해 5월 준비위원회가 인권위에 산하 비영리법인 설립허가를 신청한 후 당시 김용원 상임위원이 반대해 퇴장하는 등 심의가 미뤄져 왔다. 그러다가 지난달 김 위원이 퇴임하고 준비위 측이 행정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심의가 재개된 거다.
지난 5일 열린 상임위에서 위원들은 3건의 비영리법인 설립허가 건을 논의한 끝에 변희수 재단 설립 건만 가결했다. 함께 올라온 ‘원가정아동인권협회’와 ‘중독회복자인권재단’ 설립허가 건을 상임위원 2명의 반대로 기각 처리했다.
인권위원들이 두 단체의 설립허가를 기각한 건 구성원 중에 반동성애 활동가가 있다는 이유 때문으로 알려졌다. 아동 인권 보호와 약물중독 등의 근절을 목표로 활동하는 단체에 이른바 반동성애 프레임을 씌운 거다.
인권위가 이들 두 단체를 반동성애 활동으로 판단한 근거는 동성애에 반대하는 활동가가 포함돼 있다는 게 유일하다. 기각 사유가 사단법인 설립요건 미비라면 모를까 구성원들의 동성애 반대 활동을 문제 삼은 거라면 중립성 위반 시비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인권위는 대한민국 국민의 인권을 증진하기 위한 국가기관이다. 이런 기관의 인권 기준이 동성애, 성 소수자에 머물러 있다는 건 심각한 문제다. 트렌스젠더 보호 재단 설립은 허가하고 아동인권 단체 설립을 불허하는 게 오늘 인권위의 정체성이라면 차라리 인권위 간판을 떼고 성소수자보호위원회로 개칭하는 게 낫지 않겠나.
자유인권실천국민행동,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등 50여 시민단체들은 이번 결정이 인권위원들과 인권위 직원들의 맹목적 LGBT 옹호 성향이 반영된 것이라며 규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트렌스젠더의 인권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인권위라면 적어도 아동 인권을 외면하는 결정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인권위가 LGBT 인권 옹호에 매달릴수록 국민의 인권은 소외지대가 되고 역차별이 심화가 불 보듯 뻔하다. 이런 식으로 보편적 정서와 신뢰에서 멀어지다 국민에게 영영 손절 당하는 신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