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직자의 언어, 세인과 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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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강사로 유명세를 얻고 있는 목회자의 욕설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 해당 교회뿐 아니라 교단으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논란이 일자 본인이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는 등 수습에 나섰으나 여론의 따가운 화살이 교단 임원 자격 시비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문제가 된 욕설 음성의 주인공은 부산 포도원교회 김문훈 목사. 양육과 전도, 치유 사역으로 전국에서 집회 요청이 쇄도할 정도로 명성이 자자한 그가 최근 자신이 시무하는 교회 부목사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붓는 음성 파일이 공개되면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공개된 파일엔 김 목사가 누군가에게 “XX놈아” “개XX” 등 폭언과 욕설을 쏟는 음성이 담겼다. 이 파일이 공개된 후 김 목사의 욕설을 견디다 못해 사임했다는 전직 부목사의 증언이 잇따랐다. 현직 부목사들도 심한 우울증으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이런 비속어와 욕설이 우발적인 게 아니란 점이다. 특정 사안에 대해 단발성으로 나온 게 아니라 최근까지 장기간 반복적이고 습관적으로 행해졌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욕설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김 목사는 최근 홈페이지 “과거 교역자 회의 발언 중 적절치 못한 표현이 공개되면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며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기에 깊이 회개한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회개하고 뉘우친다는 이 사태를 덮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부목사들이 고통을 견디다 못해 직을 사임한 마당에 이걸 원상회복하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당사자가 사과를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예전의 사역을 회복해 다시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욕설 파문은 급기야 교단으로까지 번졌다. 김 목사는 이 문제가 교단 내에 비판 여론으로 확산하자 고신총회에 자신의 부총회장직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단 부총회장이자 자기 총회장 추대가 유력한 이의 욕설 파문을 임원 자격에 중대한 흠결로 보는 교단 내 중론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성직자의 말은 세인과는 엄격히 구별돼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직분을 가진 이가 세상과 똑같은 언어를 내뱉는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거다. 시정잡배처럼 거친 말을 아무렇지 않게 쏟아내는 목회자가 성도들에게 영적 감흥을 준다는 것 또한 하나님을 기만하는 짓이다. 목회자 중에 비속어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 간혹 있는데 이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 목사는 욕설 뒷수습에 급급할 게 아니라 하나님을 속인 죄를 진심으로 뉘우치고 상처받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일부터 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