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나라 미니스트리, 극빈의 땅에서 ‘뿌리내리는 선교’

케냐 투르카나에서 삶으로 ‘하나님 나라’ 증거
아프리카 케냐 투르카나 현지 목회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하나님나라 미니스트리

아프리카 케냐 북서부 투르카나(Turkana)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삶의 현장 중 하나로 꼽힌다. 사막과 황무지가 이어지는 이 땅에서는 기근과 빈곤, 의료와 교육의 부재가 일상이 되었고, 많은 이들이 오늘을 버티는 것 자체를 기적으로 여긴다.

그러나 ‘하나님나라 미니스트리(Kingdom of God Ministry)’는 이 땅을 단순히 ‘도움이 필요한 지역’으로 정의하지 않는다. 이들이 투르카나를 바라보는 시선은 분명하다. 하나님께서 이미 일하고 계시며, 복음의 씨앗이 자라날 사명의 땅이라는 것이다.

“복음으로 변화되는 케냐, 삶으로 확장되는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나라 미니스트리가 선포한 이 비전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사역 전반을 관통하는 신학적 방향이자 실천 원리다. 이 단체의 선교는 단기 방문이나 일회성 구호에 머물지 않는다. 말씀 선포와 제자 양육, 다음 세대 교육, 현지 교회와 리더십 훈련, 그리고 사랑의 실천을 통해 복음이 삶의 구조와 공동체를 변화시키는 과정을 목표로 삼는다.

‘하나님나라 미니스트리’라는 이름에 담긴 신학적 절제

하나님나라 미니스트리 관계자가 케냐 투르카나 현지 목회자들을 위해 기도해주고 있다. ©하나님나라 미니스트리

‘하나님나라’라는 이름은 때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나라 미니스트리는 이 이름에 대해 분명한 신학적 설명을 덧붙인다.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 나라는 특정 조직이나 제도가 아니라,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는 곳과 그 통치에 순종하는 삶의 방식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는 이미 임했으나 아직 완성되지 않은 나라, 곧 ‘Already but Not Yet’의 나라다.

이 단체는 하나님 나라를 소유하거나 완성하려는 주체가 아니라, 오고 있는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며 증거하도록 부름받은 공동체임을 자임한다. ‘미니스트리(ministry)’라는 명칭 역시 직책이나 권한을 뜻하지 않는다. 성경이 말하는 디아코니아, 즉 섬김의 자리다. 이는 특정 지도자만의 사역이 아니라, 부르심 앞에 응답한 모든 성도가 함께 감당하는 사명을 의미한다.

하나님나라 미니스트리는 교회를 대체하거나 독립된 목적을 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교회를 섬기고, 열방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에 동참하며, 말이 아닌 삶으로 복음을 드러내는 선교적 도구로 쓰임 받기를 소망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투르카나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선

하나님나라 미니스트리의 케냐 사역이 진행되고 있다. ©하나님나라 미니스트리

투르카나 지역은 극심한 가난과 기근, 교육과 의료 인프라의 부족으로 국제 구호단체들의 지원 대상이 되어 왔다. 그러나 하나님나라 미니스트리는 이 땅을 ‘외부의 도움 없이는 설 수 없는 지역’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복음 안에서 스스로 서도록 동반해야 할 공동체로 바라본다.

이 단체의 케냐 선교는 구호 활동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구호가 복음을 대신해서는 안 되며, 복음은 반드시 삶의 실제로 이어져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한다. 이 때문에 말씀 선포와 제자 양육, 다음 세대 교육, 현지 교회 협력은 모든 사역의 중심에 놓인다.

하나님나라 미니스트리는 투르카나 사역을 네 가지 핵심 영역으로 정리한다. 첫째는 복음 선포와 제자 양육이다. 십자가와 구원을 중심으로 한 복음이 어린이와 청소년, 성인에게 전해지고, 말씀이 삶으로 연결되는 제자 훈련이 이어진다. 이들은 “복음 없는 구제도, 구제로 대체된 복음도 모두 경계한다”고 말한다.

둘째는 다음 세대 교육 사역이다. 극한의 환경 속에 놓인 아이들이 단순한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미래 세대로 자라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기초 교육과 함께 성경적 세계관과 정체성 교육을 병행해, 학교·가정·교회가 연결되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 간다.

셋째는 현지 리더십과 교회 동역이다. 외부 사역자가 현장을 대체하거나 주도하지 않는다. 현지 목회자와 교사, 사역자들이 말씀 위에 세워지도록 돕고, 외부 의존이 아닌 내부에서 자라나는 리더십을 지향한다. ‘대체하지 않는다, 지배하지 않는다, 함께 세운다’는 원칙이 이 영역을 관통한다.

넷째는 사랑의 실천과 생명 돌봄이다. 기근과 빈곤 속에 놓인 이웃을 위한 생계와 식량 지원은 예배의 연장으로 이해된다. 특히 어린이와 여성, 연약한 생명을 우선적으로 보호하며, 모든 구제 사역을 복음과 분리하지 않는다.

현장에서 확인된 ‘뿌리내리는 선교’

투르카나 희망 미션센터에서 목회자 양성 과정 제1회 졸업식이 최근 열렸다. ©하나님나라 미니스트리

지난 1월 5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케냐 선교 사역은 이러한 비전이 단지 선언에 그치지 않음을 보여 주었다. 투르카나 희망 미션센터에서는 목회자 양성 과정 제1회 졸업식이 열렸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말씀으로 훈련받은 현지 목회자들이 하나님과 교회 앞에서 겸손히 부르심에 응답하는 자리였다. 졸업은 끝이 아니라, 각자의 공동체로 돌아가 복음을 살아내는 새로운 시작이었다.

졸업생들이 섬기는 교회를 직접 방문해 함께 예배드리고 곡식을 나누는 사역도 이어졌다. 곡식 나눔은 단순한 물질 지원이 아니라, 복음 안에서 삶을 나누는 공동체적 예배의 연장이었다. 작고 연약해 보이는 교회들이지만, 말씀 위에 서 있는 그 현장에서 하나님 나라의 실제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또한 하나님나라 미니스트리가 직접 운영하는 리무르 예군 신학교에서는 케냐 전역에서 선발된 학생들이 2년 과정의 말씀 중심 훈련을 받고 있다. 이들은 학문적 교육을 넘어, 현장에서 교회를 섬길 수 있는 실천적 목회자로 세워지고 있다.

다음 단계는 ‘사역의 뿌리’를 세우는 일

하나님나라 미니스트리는 지난 1월 5일부터 16일까지 케냐 선교를 진행했다. ©하나님나라 미니스트리

사역이 현지에 뿌리내릴수록 과제도 분명해졌다. 현재 사용 중인 사역 공간은 시설과 환경의 한계로 인해 교육과 훈련, 팀 수용에 제약이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하나님나라 미니스트리는 더 안정적인 사역 공간 렌트, 투르카나 공항 인근 미션센터 활용, 사역 차량 마련 등을 기도 가운데 검토하고 있다.

이 공간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다. 단기선교팀 숙소이자, 현지 목회자 훈련과 어린이 교육, 구제 사역, 행정과 기도의 거점으로 활용될 투르카나 선교의 전초기지다. 땅을 매입해 새로 건축하는 방식보다 시간과 재정을 절약하면서 즉시 사역에 투입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평가된다.

하나님나라 미니스트리 강선미 대표는 “이 사역 기반은 하나님 나라를 세우기 위한 시설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증거하기 위해 섬기는 도구”라고 설명한다. 안정적인 기반은 현지 리더가 지속적으로 훈련받고, 다음 세대가 보호받으며 자라나고, 단기선교가 일회성 방문이 아닌 장기적 동역으로 이어지게 하는 토대라는 것이다.

‘확장’이 아니라 ‘순종’의 언어로

하나님나라 미니스트리의 강선미 대표(맨 왼쪽)와 그녀의 어머니인 이우성 목사 ©하나님나라 미니스트리

하나님나라 미니스트리는 자신들의 사역을 성과나 규모의 언어로 설명하지 않는다. 강 대표는 “이미 임했고 장차 완성될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며, 그 나라를 증거하는 순종의 여정일 뿐”이라고 고백했다.

투르카나 땅에서 이어지는 이 조용한 걸음은, 복음이 삶을 바꾸고 공동체를 세우는 하나님 나라의 실제가 오늘도 유효함을 증언하고 있다. 극빈의 땅 한가운데서 시작된 이 사역이, 교회와 성도들의 기도와 동역 속에 어떻게 뿌리내려 갈지 주목된다(하나님나라 미니스트리 인스타그램 @hananimnara_mini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