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World Vision)이 최근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발생한 대형 산사태로 2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약 70명의 아동이 희생된 것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긴급 인도적 지원을 촉구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미국에 본부를 둔 월드비전은 최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지난 1월 28일(이하 현지시간) 북키부(North Kivu)주 마시시 지역 루바야(Rubaya) 소규모 광산 채굴지에서 발생한 산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해당 지역은 아동 노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광산 지대로 알려져 있다.
월드비전은 이번 재해가 “수년간 이어진 무력 충돌과 강제 이주, 만성적 빈곤으로 이미 약화된 지역사회에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또한 광물 자원이 풍부한 지역을 둘러싼 통제권 분쟁이 폭력을 부추기며 수많은 가정을 삶의 터전에서 내몰았고, 아동들이 생존을 위해 안전하지 않고 규제도 미비한 광산 노동이나 위험한 일자리에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알린 나퐁(Aline Napon) 콩고민주공화국 월드비전 대표는 “이번 사건은 가슴 아픈 비극”이라며 “아이들은 위험한 지하 작업장이 아니라 학교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지역에서 채굴되는 광물은 분쟁을 부추겨 가족들을 내쫓는 원인이 되며, 결국 세계 공급망으로 흘러 들어가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지만 정작 지역사회는 빈곤과 위험에 갇혀 있다”고 말했다.
동부 콩고 지역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멍클리(David Munkley) 월드비전 지역 책임자는 이번 참사가 아동들의 복지와 미래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긴급 구호도 필요하지만, 분쟁과 취약한 규제, 빈곤 등 아동들을 가장 위험한 노동으로 내모는 근본 원인에 대한 대응도 시급하다”고 밝혔다.
월드비전에 따르면 이번 산사태는 집중호우와 여러 지하 갱도의 붕괴가 겹치며 발생했다. 콩고민주공화국 내 많은 가정이 안정적인 소득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아동들이 착취, 심리적 외상, 가족 해체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재해 이후 더 많은 아동이 위험 노동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자연재해는 이미 심각한 재정·인도적 위기를 겪고 있는 콩고민주공화국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이 나라는 르완다 집단학살 이후 30여 년간 분쟁이 이어지고 있으며, 키부와 이투리 지역에서는 여러 무장단체가 영토와 광물 자원을 둘러싸고 충돌해왔다.
한편 유엔 인도주의조정실(OCHA)은 1월 28일 성명을 통해 콩고민주공화국의 인도적 위기 대응을 위해 14억 달러 규모의 긴급 지원을 호소했다. 이는 약 730만 명의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유엔은 해당 위기를 “현대 가장 장기적이며 가장 외면받는 인도주의적 위기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브루노 르마르키(Bruno Lemarquis) 콩고민주공화국 인도주의 조정관은 “막대한 수요와 제한된 자원 사이에서 매우 어렵고 때로는 불가능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며 재정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그는 “인도적 지원은 생명을 살리지만 위기의 근본 해결책은 아니며, 해법은 무엇보다 정치적이어야 하고 평화 구축이 노력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은 자금 부족으로 운영 역량이 약화되고 1,000개 이상의 영양센터가 폐쇄됐으며, 약 150만 명이 의료시설 폐쇄와 의약품 부족 등으로 1차 보건의료 서비스 접근권을 잃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분쟁과 재난 위험에 대한 사전 예방과 대비 중심의 대응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