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메니아 사도교회 지지자들, 외무장관 항의 시위

정부-교회 갈등 확산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 ⓒwww.armeniaprayerbreakfast.org

아르메니아 사도교회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정부의 교회 대응을 비판하며 아라라트 미르조얀(Ararat Mirzoyan) 아르메니아 외무장관을 상대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시위는 최근 유럽평의회(Council of Europe) 회의 현장에서 진행됐으며, 당시 미르조얀 장관은 연설자로 참석해 있었다.

이 자리에서 영국 보수당 소속 에드워드 리(Edward Leigh) 하원의원도 미르조얀 장관에게 질의하며 아르메니아 정부가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니콜 파시냔(Nikol Pashinyan) 총리가 2018년 이른바 ‘벨벳 혁명’ 이후 집권한 뒤 정부와 아르메니아 사도교회 간 관계는 긴장 상태를 이어왔다. 특히 2020년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 패배와 2023~2024년 아제르바이잔에 대한 영토 양보 이후 갈등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메니아 사도교회 수장인 가레긴 2세(Catholicos Karekin II)는 정부의 외교 정책 실패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으며, 야권 시위대에 우호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를 반정부 움직임으로 보고 단속을 강화했으며, 전체 주교의 3분의 1에서 절반가량이 체포됐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미카엘 아자파햔(Mikael Ajapahyan) 대주교는 비민주적 방식의 정권 전복을 선동한 혐의로 지난해 9월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아자파햔 대주교가 쿠데타를 촉구하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 미친 사람으로부터 나라를 구하기 위해 쿠데타를 촉구했다. 그들은 나라를 구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 모든 일에 책임이 있다. 이는 단순한 요구가 아니라 실행돼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대는 성명을 통해 파시냔 총리가 정치적·종교적 입장을 이유로 인사들을 구금하고 있다며, 이는 민주주의와 공공 신뢰,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한 청원서를 통해 “아르메니아 공화국에서 정치적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파시냔 총리는 정부 조치가 교회를 “반기독교적이고 반국가적인 활동가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교회에 대한 국가의 관리·감독을 강화해 “진정하고 순수하며 국가 중심적인 교회”를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비판자들은 그가 소련 시절 독재자와 같은 방식으로 통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유럽평의회 의회총회 회의에서 에드워드 리 의원은 아르메니아 사도교회를 “국내에서 독립적 사고가 남아 있는 마지막 보루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그는 파시냔 정부가 “국가에 반대 의견을 낼 수 없는 교회를 만들려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아르메니아 주교의 3분의 1을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것이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라는 민주적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가 아니라면 무엇이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미르조얀 장관은 해당 주장에 대해 “확인이 필요한 소문에 근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일부 평가에는 동의할 수 없으며, 제시된 정보도 완전히 정확하지 않다”며 “아르메니아에는 성직자 박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시민들과 성직자들이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쿠데타로 전복하자거나 지도부 암살을 공개적으로 촉구하는 발언을 했다”며 “매우 유감스럽게도 실제로 그런 발언을 한 성직자들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