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임브리지 학술대회 “AI 성경 챗봇, 복음주의 해석 편향 우려”

신학적 균형 필요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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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임브리지대학교 신학부가 이달 초 주최한 학술대회에서 인공지능(AI) 기반 성경 챗봇이 신학 해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이번 학술대회는 성서공회(Bible Society)가 최근 발표한 AI의 성경 해석 방식에 관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마련됐으며, 신학자와 교회 지도자, AI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성경 챗봇들이 기독교 전통의 다양성을 반영하기보다, 주로 미국 복음주의적 해석 관점을 중심으로 답변을 제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석자들은 이러한 편향이 별도의 설명 없이 제시되는 경우가 많아, 이용자들이 다른 해석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 성경 앱, 그리고 신학적 편향(AI, Bible Apps and Theological Bias)’이라는 제목의 이번 연구는 ChatGPT, Bible GPT, Cross Talk, Biblia Chat, Bible Chat 등 5개 주요 성경 챗봇의 응답을 분석했다. 성서공회는 신학자 그룹과 협력해 일반적인 신학 및 성경 관련 질문 목록을 구성하고, 각 챗봇의 답변을 비교 평가했다.

연구진은 다수의 답변이 명확하고 이해하기 쉬우며 목회적 어조를 띠고 있었지만, 특정 해석 방식을 결정적 해답처럼 제시하면서 역사적·성례전적·전통 기반 해석에 대한 언급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고 밝혔다.

학술대회 발표자들은 AI가 빠르고 단정적인 어조로 답변을 제공하는 특성이 성경 본문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를 오히려 위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단순화된 응답이 전통적으로 기독교 신학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해온 숙고와 해석의 과정을 대체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에 참여한 신학·기술 융합 연구자 요나스 컬버그 박사는 성경 읽기와 영적 안내를 위해 AI 도구를 사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면밀한 검토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백만 명의 이용자들이 이미 챗봇을 통해 신앙적 조언을 얻고 있다며, AI가 성경 접근 방식뿐 아니라 성경의 권위와 의미를 이해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AI가 생성한 답변은 상징적·영적·전통 중심 해석보다는 복음주의적 해석 틀을 우선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컬버그 박사는 AI 응답이 중립적이고 사실적인 정보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아 이용자들이 이를 비판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다만 연구진은 긍정적 요소도 함께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수의 챗봇 답변이 공감과 은혜, 하나님의 사랑을 강조하는 목회적 표현을 사용했으며, 일부 사례에서는 정서적 위로와 지지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러한 도구들이 전통적으로 목회 돌봄이 담당하던 역할 일부를 대신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논의도 제기됐다.

성서신학자 졸탄 슈바브 박사는 AI 접근의 용이성이 성경 해석 과정에서의 형성적 씨름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전통적 연구가 시간과 맥락, 지속적인 노력을 요구하는 반면 AI는 즉각적인 답을 제공해 깊이 있는 이해를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슈바브 박사는 교회가 성도들에게 AI를 올바르게 사용하거나 필요할 경우 사용을 절제하는 방법까지 포함해 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성경을 읽고 연구하는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이 필요하다”며 “질문에 대한 답을 즉시 얻는 것보다 본문과 씨름하는 과정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향후 AI 성경 도구는 이용자가 더 폭넓은 해석 전통을 접하도록 돕는 동시에, 각자의 신앙 전통 안에서 더 깊이 있게 탐구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챗봇이 교사나 멘토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게 될수록 신학적 균형을 갖추지 못했을 때의 위험도 커진다고 지적했다.

성서공회 디지털·콘텐츠 전략 책임자인 토비 베레스포드는 이번 연구가 디지털 환경 속에서 교회가 직면한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온라인 공간을 “디지털 대륙”에 비유하며, 이미 그 안에서 대규모 영적 형성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 디지털 세계 속에서 사명을 수행하고 있다”며 “수십억 영혼의 신학적 형성이 걸려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성서공회는 단순하고 빠른 답변 제공이 아니라 성경에 대한 더 깊은 참여를 돕는 것을 목표로 자체 AI 기반 성경 도구를 개발 중이며, 중국어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시범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