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도, 영성도 지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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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경애 (목회심리상담전문가)
이경애 박사

우리는 ‘지능이 높다’라는 의미를 대개 ‘머리가 좋은 것’으로 인식한다. 그도 그런 것이 전통적으로 지능은 인간의 지적 능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고, 때문에 좁은 의미로는 공부 잘하는 것, 특히 학교 공부를 잘하고 성적을 잘 받는 능력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 것으로 이해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능은 지적인 능력 이상의 광범위한 것을 포함하는 능력이다. 인간의 다양한 지능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다중지능(Multiple Intelligences)을 주장한 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Howard Gardner)에 의하면 인간의 지능은 언어, 논리수학, 공간, 신체-운동, 음악, 대인관계, 개인의 내면, 자연 친화, 실존 등 다양한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이러한 다양한 지능의 영역을 볼 때 지적인 능력이란 단지 학습의 영역만이 아닌 일상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종합적인 능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중에 기독교인으로서 또 건강한 시민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 그리고 하나님과 인간관계에서 성숙한 삶의 태도를 지니기 위해 중요한 영역이 바로 대인관계 영역과 실존영역이라고 할 수 있겠다. 대인관계 영역에서 지능은 타인의 감정과 동기를 이해하고 그에 적절하게 반응하는 능력으로 고도의 공감 능력을 포함한다고 할 수 있겠다. 공감은 단순한 감정의 교류 및 일치감이 아니다. 공감은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머리로 이해하고 마음으로 같이 느끼며 그 이해하고 느낀 것을 적절하게 전달할 수 있는 소통의 능력까지를 포함한다. 그러므로 이 지능의 영역은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는 능력이기 때문에 도덕성과 밀접한 연결점을 지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어떻게 타인에게 무례할 수 있을 것인가 말이다. 또한 도덕성이 결여 혹은 부족한 사람은 타인의 입장에 설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므로 늘 자기중심적이고, 관계 방식이 거칠며 상대방을 의도적으로 혹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불쾌하게 한다. 이러한 사람은 아무리 다른 영역이 탁월하다고 해도 지능 간 불균형 때문에 통합된 건강한 개인으로 기능하기 어렵게 되며, 자신의 여러 잠재 능력을 효율적으로 발휘하기도 어려워진다.

이와 관련해서 실존 지능을 살펴보면 이는 삶과 죽음, 존재의 의미와 같이 궁극의 문제를 고민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한 I.Q (Intelligence Quotient)나 정서지능(E.Q, Emotional Quotient), 도덕지능 (M.Q, Moral Quotient)을 넘어 영성 지능(S.Q, Spiritual Quotient)은 삶의 의미나 목적을 고민하며 높은 양심과 도덕성을 가지고 자신과 타인, 자연과 우주의 연결감을 잃지 않는 태도와 능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연결감은 자연히 도덕성과 연결되어 타인을 배려하고 위하며 공감하는 성숙한 태도를 만들어 내는, 실로 고차원의 성숙한 삶의 태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A.I의 급격한 발전으로 우리는 모두 조급하게 무엇인가 더 지식을 습득하고 알아야 하는 위기에 놓인 것 같다. 방대한 지식의 홍수 속에서 인간은 더 알아야 한다고 느끼고 배워야 한다는 조급함에 혼란스러워하고 불안해한다. 그러나 우리가 익혀야 할 것은 단지 이 세상에 있는 지식만이 아니다. 이 지식만큼이나 인간이 인간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 타인의 고통에 동참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태도, 한시적인 인생을 살아가는 나 자신과 타인을 향한 근원적인 연민, 이러한 본질적인 가치를 잃지 않는 것 또한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전인적으로 건강하게 똑똑해지는 지능인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만약 우리가 이러한 도덕성과 영성을 놓치게 된다면 우리는 기형적인 가분수 인간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급변하는 시대 본질을 인식하고 놓치지 않는 우리의 영적, 도덕적 긴장감, 어느 때보다 필요한 우리의 지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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