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예배당 확장 대신 ‘한국교회 회복’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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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 백석 교단 소속의 대표적인 대형 교회인 서울 중랑구 영안장로교회가 한국교회를 살리는 장기 연대 프로젝트를 추진해 화제다. 이 교회는 예배당을 확장하는 대신, 교단을 초월해 작은 개척교회를 지원하는 등 한국교회를 회복하는 데 온 힘을 쏟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영안장로교회가 교회 설립 46주년을 기해 발표한 ‘한국교회 회복 프로젝트’는 2030년 설립 50주년까지 총 50억 원을 마련해 성도 수 100명 미만의 개척교회 50곳을 지원하는 걸 골자로 하고 있다. 선정된 교회에 각 1억 원씩 전달하겠다고 한다.

담임 양병희 목사는 ‘한국교회 회복 프로젝트’ 추진에 대해 “코로나19를 거치며 수많은 교회가 문을 닫고, 교회학교가 사라지는 모습을 보며 한국교회의 내일을 깊이 고민하게 됐다”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50억·50교회’ 회복운동이 한국교회의 무너진 교회 현장을 다시 세우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영안장로교회는 1980년 1월, 서울 중랑구에 27평 남짓한 지하 예배실에서 12명의 성도가 모여 예배드리며 시작됐다. 양 목사가 전도사 시절에 개척한 이 교회는 46년이 흐른 지금 출석 성도 1만4천여 명이 모이는 대형 교회로 성장했다.

성장하는 교회들이 그렇듯 이 교회도 예배당 확장이라는 고민에 부닥쳤다. 교세가 커지면서 예배 공간의 절대 부족 사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회는 수년 전부터 새 예배당 건축을 목표로 내실있게 준비해 왔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목표의 방향성이 완전히 바뀌었다. 양 목사는 기도하는 중에 “우리 교회가 양적으로 더 커지는 것보다, 시급한 게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를 살리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했다. 이런 담임 목사의 결단에 당회원과 교인들까지 새 예배당 건축 대신 그 재정을 한국교회를 살리는 데 사용하기로 전적으로 동의한 것이다.

새 예배당을 건축하는 대신 그 재정을 작은 교회를 살리는 쓰겠다는 이 교회의 원대한 비전은 일면 무모해 보인다. 다른 대형 교회들이 다 가는 길이 아닌 다른 길을 가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협소한 예배 공간을 해결하지 못하면 교인들의 불만이 누적될 수 있다.

이 교회가 선택한 길은 누군가 가야 할 길인 동시에 누구도 선뜻 용기 내 결단하기 어려운 문제다. 다른 교회들이 예배당을 크게 건축한다고 손가락질할 일도 아니다. 하지만 이 교회 리더십이 내린 결단에 많은 교회가 다시 일어설 용기를 내게 될 것이고, 무엇보다 하나님이 기뻐하실 것이다. 새해 벽두 한국교회에 불어온 신선한 바람이 널리 확산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