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주장하고 있는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과 관련하여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직접 전면에 나서 우리 정부의 해명을 요구하며 강력한 비난 공세를 펼쳤다. 이는 단순히 침투 사건에 대한 항의를 넘어, 한국에 대한 적대적 인식을 대내외에 공고히 하고 향후 감행할 수 있는 각종 도발을 정당화하기 위한 전략적 명분 쌓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 부부장은 지난 11일 발표한 담화를 통해 이번 무인기 사건의 배후가 설령 민간단체나 개인이라고 할지라도,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당국이 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무인기 침투 사건이라는 예민한 사안을 고리로 삼아 남측 당국을 압박함으로써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의도적으로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으로서 실질적인 대남 메시지 창구 역할을 해온 김 부부장의 이번 담화는 통상 북한 최고 지도부의 의중이 깊게 반영된 고강도 압박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한국 국방부가 발표한 공식 입장을 두고 '연명을 위한 선택'이라며 비꼬는 듯한 태도를 보였는데, 이는 북한이 이번 사태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심리전의 일환으로 보인다.
◈'적대적 두 국가론' 헌법 명문화 앞둔 명분 쌓기 분석
전문가들은 김 부부장의 이번 발언이 단순히 무인기 사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북한이 연초부터 강조해 온 '적대적 두 국가론'을 보다 구체화하고 공식화하려는 포석이라고 진단한다. 북한은 지난해 말부터 남북 관계를 동족 관계가 아닌 적대적 국가 관계로 재정의했으나, 아직 당 규약이나 헌법에 이를 명문화하는 후속 조치는 완료하지 않은 상태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한국의 정권 성향에 관계없이 우리 정부를 동일한 적대적 선상에 놓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현 정부뿐만 아니라 이전 정권들까지 거론하며 주권 침해에 대한 도발은 누구에 의해 저질러졌든 간에 용납할 수 없는 중대 사안임을 강조했다. 이러한 논리는 북한 주민들에게 남측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는 기제로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담화는 북한 일반 주민들이 읽는 노동신문에도 비중 있게 실렸다. 이는 대외적인 압박 메시지인 동시에 대내적으로는 핵 보유의 정당성을 홍보하고 '남조선'이라는 실체를 완전히 지우려는 내부 정치적 목적이 깔려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무인기 침투 사건을 빌미로 삼아 남북 관계의 완전한 단절과 적대적 관계를 헌법적으로 정당화하려는 흐름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형태의 대남 도발 예고와 한반도 정세 불안 고조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북한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비례적 대응을 예고했다는 점이다. 김 부부장은 남측이 민간단체의 소행임을 내세워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면, 북한 영내에서 날아가는 수많은 비행물체를 남측에서도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직접적인 위협을 가했다. 이는 향후 무인기나 드론, 혹은 정체불명의 비행체를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도발이 현실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단순히 비난에 그치지 않고 자신들이 감행할 도발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차곡차곡 축적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만약 북한이 민간단체를 앞세우거나 직접적인 드론 공격 등을 시도할 경우, 과거 '오물 및 쓰레기 풍선' 살포 때보다 훨씬 더 큰 사회적 혼란과 안보 위협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북한의 공세는 향후 남북 간의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위한 동력을 크게 약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반도 평화 공존을 위한 정책 추진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김 부부장이 담화 중 사용한 원색적인 표현들과 대화 거부 의사는 당분간 남북 관계가 냉기류를 넘어 물리적 충돌의 위험까지 내포한 극도의 불안정 상태에 머물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