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사역의 새로운 지평을 열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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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재 목사(신광두레교회 평신도사역자훈련원 원장)
김흥재 목사(신광두레교회 평신도사역자훈련원 원장)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 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벧전 2:9)

평신도 사역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서는 종교개혁의 본질로 돌아가야 합니다.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는 1517년 10월 31일 비텐베르크 대학의 게시판에 95개 조항에 달하는 논제를 가지고 캐톨릭의 비성경적인 요소를 반박하였습니다. 마틴 루터를 비롯한 종교개혁가들은 중세 교회가 얼마나 비성경적인 요소가 많은지를 성경을 정확하게 해석함으로 고발하였던 것입니다.

루터의 95개 조항의 논제를 요약하면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종교개혁의 핵심 사상인 오직 성경, 오직 믿음, 오직 은혜, 오직 예수 그리스도, 오직 하나님께 영광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루터는 종교개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세 편의 중요한 논문을 발표하였는데, 이 논문들은 1520년에 발표된 것으로 95개 논제를 신학적으로 보완하고 변증하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첫 번째 논문은 『독일 크리스천 귀족에게 보내는 글』이며, 두 번째 논문은 『교회의 바벨론 감금』, 세 번째 논문은 『크리스천의 자유』입니다. 이 가운데 첫 번째 논문인 『독일 크리스천 귀족에게 보내는 글』에서 루터는 만인 제사장설을 분명하게 주장하였습니다. 이 글은 로마 가톨릭교회의 개혁 필요성을 제시하며 독일의 귀족 성도들에게 권면의 형식으로 보내진 글이었습니다.

루터가 이 논문에서 주장한 만인 제사장설은 베드로전서 2장 9절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 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 여기서 말하는 왕 같은 제사장이란 모든 그리스도인이 제사장이라는 뜻입니다.

베드로전서 2장 5절 역시 같은 의미를 전합니다. “너희도 산 돌같이 신령한 집으로 세워지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실 신령한 제사를 드릴 거룩한 제사장이 될지니라.” 이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거룩한 제사장이 된다는 뜻입니다.

베드로전서 2장 9절은 만인 제사장에 대한 가르침뿐 아니라 크리스천의 네 가지 정체성을 분명히 보여주는 중요한 말씀입니다. 베드로 사도가 말하는 크리스천의 첫 번째 정체성은 “택하신 족속”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연히 예수님을 믿게 된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적인 은혜로 선택받은 사람들입니다.

구약에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택하신 족속이었습니다. 이사야 43장 1절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창조하시고 지명하여 부르셨으며 그들이 하나님의 소유임을 선언합니다. 신약에서는 누구든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가 하나님의 택한 족속이 됩니다.

베드로 사도가 말하는 크리스천의 두 번째 정체성은 “왕 같은 제사장들”입니다. 구약 시대에는 제사장이 백성을 대신하여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고, 대제사장은 일 년에 한 번 대속죄일에 지성소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신약에서는 예수님이 대제사장이 되시며, 예수님을 믿는 모든 성도가 제사장이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지 대제사장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나님과 직접 교통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베드로 사도가 말하는 크리스천의 세 번째 정체성은 “거룩한 나라”입니다. 예수님을 영접한 사람의 마음속에는 하나님의 나라가 임합니다.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시며 선포하신 첫 말씀은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였습니다. 예수님의 본향이 하늘나라인 것처럼, 예수님을 믿는 자의 삶 속에도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게 됩니다.

베드로 사도가 말하는 크리스천의 네 번째 정체성은 “그의 소유가 된 백성”입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 값으로 영원한 저주에서 속량하신 존재이므로, 우리의 소유권은 예수님께 있습니다. 그분은 만왕의 왕이시며 만유의 주인이시고,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가지신 분입니다.

만약 우리가 베드로 사도가 말한 크리스천의 네 가지 정체성을 분명히 붙들고 신앙생활을 한다면, 교회 안에서의 삶과 세상 속에서의 삶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 될 것입니다. 특별히 평신도 사역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서는 크리스천의 정체성 가운데 왕 같은 제사장으로서의 정체성 회복이 시급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김흥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