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대성당 스테인드글라스 교체 논란…반대 청원 33만 명 돌파

대형 화재로 소실되기 전의 노트르담 대성당 모습. ©pixabay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에 새 스테인드글라스 창을 설치하는 계획에 반대하는 청원이 33만 명을 넘어서는 서명을 모았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노트르담 대성당은 2019년 대형 화재로 큰 피해를 입었으며 화재 원인은 아직 최종적으로 규명되지 않았지만 당국은 방화나 고의적 공격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배제해 왔다. 대대적인 복원 공사를 거쳐 대성당은 2024년 12월 일반에 다시 개방됐다.

문제가 되고 있는 스테인드글라스 창은 19세기 건축가 외젠 비올레 르 뒤크(Eugène Viollet-le-Duc)의 작품으로, 화재 당시에도 손상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펜테코스트(오순절) 사건을 주제로 한 현대적 디자인의 창으로 교체하는 것을 개인적인 과제로 삼아 추진해 왔다.

새로운 스테인드글라스는 현대 미술가 클레르 타부레(Claire Tabouret)가 디자인했으며, 이 프로젝트에는 수백만 유로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프랑스 교회 당국과 파리 대주교 로랑 울리크(Laurent Ulrich) 역시 해당 계획을 지지하고 있다. 타부레의 작품은 최근 그랑 팔레(Grand Palais)에 전시됐으며, 내년 중 성당에 설치될 예정이다.

그러나 예술 전문 매체 라 트리뷴 드 라르(La Tribune de l’Art)가 개설한 온라인 청원은 이번 결정이 문화유산 보호 원칙을 훼손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원문은 “공화국 대통령이 문화유산법이나 노트르담 대성당의 역사적 가치에 대한 고려 없이, 독단적으로 스테인드글라스 교체를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청원은 또 “재난을 견뎌낸 스테인드글라스를 복원해 놓고 곧바로 철거하는 것이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가”라며 “국가 소유가 아니라 모두의 유산인 대성당을 변경할 권한을 누가 대통령에게 부여했는가”라고 반문했다. 해당 청원에는 현재까지 33만900명 이상이 서명한 상태다.

논란과 관련해 타부레는 라디오 프랑스(Radio France)와의 인터뷰에서 “논쟁이 있을 때는 소문도 많다”며 “대중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청원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노트르담 복원 과정에서 ‘현대적 제스처’를 가미하고 ‘21세기의 흔적’을 남겨야 한다는 그의 입장은 수년 전부터 이어져 왔다. 이러한 구상은 국가유산·건축위원회(National Heritage and Architecture Commission) 등 여러 자문 기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계속 추진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