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캄보디아 스캠 단지 급습… 감금 피해 한국인 구조·조직원 51명 검거

한·캄 공동 작전으로 재외국민 보호와 범죄 수사 동시에 진행
경찰청은 한국 경찰과 캄보디아 경찰로 구성된 '코리아 전담반'이 이달 9일 현지 경찰과 합동으로 스캠 단지에 진입해 감금 피해자 A씨를 구조하고 한국인 조직원 51명을 체포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청

경찰이 캄보디아 시하누크빌 지역의 스캠 범죄 단지에 대한 합동 작전을 통해 감금 피해를 당한 한국인을 구조하고, 조직에 가담한 한국인 51명을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번 작전은 한국 경찰과 캄보디아 경찰이 협력한 사례로, 재외국민 보호와 범죄조직 검거가 동시에 이루어진 국제 공조 작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경찰청은 10일 “한국 경찰과 캄보디아 경찰로 구성된 ‘코리아 전담반’이 9일 현지 경찰과 함께 스캠 단지에 진입해 감금 피해자인 20대 남성 A씨를 구조하고, 현장에서 한국인 조직원 51명을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진입 작전에는 양국 경찰뿐 아니라 현지 경찰특공대 100여 명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코리아 전담반’은 지난 4일 112 신고 등을 통해 A씨가 감금과 고문을 당하고 있다는 정황을 확보하고 긴급 구조에 착수했다. 전담반은 A씨의 위치 정보와 기본 인적 사항만으로 출동을 요청할 수 있도록 마련된 ‘긴급 구조 요청서’ 절차를 처음으로 가동해 캄보디아 경찰에 즉각적인 현장 출동을 요청했다. 기존에는 신고자 얼굴 사진이나 영상 제출이 필요해 신속한 대응에 제한이 있었으나, 이번 방식으로 구조 속도가 크게 빨라졌다는 설명이다.

한국 경찰은 신고자 진술과 별도 첩보 수집을 통해 감금 장소를 특정하는 동시에 해당 시설에서 한국인 50여 명이 스캠 범행에 연루돼 있다는 정황도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양국 경찰은 합동 진입 계획을 마련하고, 스캠 단지 주변 도주 경로 차단과 진입 경로 확인 등 약 일주일간 세부 협의를 진행했다.

작전 전날인 8일에는 코리아 전담반 소속 한국·캄보디아 경찰이 시하누크빌에 사전 배치돼 현장 점검을 진행했다. 9일 작전 당일에는 한국 경찰 4명, 캄보디아 경찰 9명, 현지 경찰특공대 등 100여 명이 건물 주변을 봉쇄한 후 일제히 진입했고, 국정원 요원도 협조 인력으로 투입됐다. 진입 직후 A씨는 구조됐으며, 스캠 조직 활동에 참여한 한국인 혐의자 51명이 현장에서 검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된 한국인 51명에 대한 조직 구조와 총책 확인, 범행 방식 등에 대해 현지 당국과 함께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영 경찰청 국제협력관은 “이번 작전은 캄보디아 측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며 “코리아 전담반 출범 이후 양국 경찰이 축적한 공조 체계를 바탕으로 재외국민 보호와 범죄 조직 검거가 동시에 이루어진 국제 공조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도 캄보디아를 비롯한 해외 법집행기관과 협력해 온라인 스캠, 보이스피싱 등 국제 조직 범죄 대응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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