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구로서의 에니어그램’… 성경적 회개의 관점에서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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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영 기자
sybaek@cdaily.co.kr
한양대 목회자영성세미나, 에니어그램을 영성의 언어로 풀어내

9가지 유형마다 '죄의 뿌리' 성찰하며 하나님 앞에서의 존재성 강조

‘영성과 에니어그램’이란 주제로 최경원 연구원이 강의하고 있다. ©한양대학교회

제8회 한양대학교 목회자영성세미나 셋째 날에는 '영성과 에니어그램'을 주제로 한 강의가 진행됐다. 요즘 흔히 접하는 성격 유형 테스트(MBTI)와 달리, 강의팀은 에니어그램을 단순한 성향 분류가 아니라 '자기 성찰을 돕는 도구'로 소개했다. 최경원·박미례·김태은 연구원(한양대 미래인재교육원)은 에니어그램을 활용해 "자신 안의 반복되는 죄의 패턴(격정)을 더 깊이 돌아보고 회개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일 한양대학교 ITBT 7층 다솜채플에서는 이번 세미나의 마지막 강의가 열렸다. 강의는 먼저 누가복음 10장을 언급했다. 귀신이 항복하는 능력에 기뻐하는 제자들에게 예수께서는 "귀신들이 너희에게 항복하는 것보다,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라"고 말씀하셨다. 발표자들은 이 본문을 인용하며, "사역의 성과보다 하나님께 속한 존재로서의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에니어그램 또한 이러한 '존재의 자리'를 성찰하게 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마서 7장에 나타난 사도 바울의 고백도 소개됐다. "원하는 선은 행하지 않고, 원치 않는 악을 행한다"는 말씀은 바울 자신도 내면의 죄와 씨름했던 사실을 보여준다. 발표자들은 "우리가 흔히 회개라고 하면 드러난 행동만 돌아보기 쉽다"며, 에니어그램을 통해 "조용히 반복되는 내면의 격정과 성향의 패턴을 성경적 회개의 자리로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발표자들은 에니어그램 9유형 각각에 주요 격정(분노·교만·기만·시기·인색·공포·탐닉·정욕·나태)이 있으며, 이를 "다른 말로 죄라고도 이해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는 특정 성격이 더 우월하거나 열등하다는 판단이 아니라 "각 사람이 무엇에 특히 취약한지 인식하고 하나님 앞에서 성찰하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현대 교회 안에서 에니어그램을 참고할 수 있는 지점으로는 ▲자기인식에 근거한 깊은 회개 ▲관계 갈등의 원인 분석 ▲평생을 두고 지속되는 영적 수련의 필요성 등이 언급됐다. 발표자들은 "에니어그램의 목표는 '나는 몇 번이다'라고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격정이 어떻게 반복적으로 관계를 흔드는지를 인식하고 그 자리에서 하나님께 돌아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내적 성장과 성찰은 공동체 안에서 서로 도우며 함께 해야 한다"며 에니어그램 수련의 지속성을 강조했다.

이날 강의에 이어 오르가니스트 한은미, 소프라노 김수지의 연주 등이 마련돼 세미나 마지막 날을 풍성하게 했다. 참석자들은 소감과 결단을 나누고 수료식을 진행하며 3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한편 한양대학교 교목실은 매주 목요일 교직원과 학생들을 위한 채플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학교회에서는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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