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의 하나님과 유신 진화론의 창조자는 동일 존재인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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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론과 유신 진화론의 토론 후기 및 미결 쟁점 검토
허정윤 박사

얼마 전에 국내 창조론자 단체 카톡방에서 창조론자와 유신 진화론자 사이에 토론이 있었다. 이 글은 그 토론과 이어서 벌어진 장외 논쟁의 진행 상황을 되돌아보는 후기이자, 미결 쟁점인 하나님의 정체성에 대해 기독교인들의 숙의를 구하기 위해 쓴 것이다. 이 글에서 토론에 참여했던 양측의 당사자는 창씨(창조론자)와 진씨(유신 진화론자)로 약칭 표시하지만, 이어서 벌어진 장외 논쟁의 당사자는 나중에 실명을 밝히겠다.

 기독교 안에서 창·진 토론은 의례 그렇듯이 신앙의 토대가 “성경적이지 않다”와 “과학적이지 않다”의 시비(是非)로 시작된다. 그날의 토론에서도 그랬다. 그 토론에서 주고 받은 질문과 답변의 공방, 그리고 마지막에 AI까지 동원하여 주고받은 토론 내용들을 간략하게 정리했지만, 이 글은 카톡방 토론 내용과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 이유는 카톡방 토론의 끝에 관리자가 토론 내용을 ‘가리기’ 처리를 하였으므로 정확한 기록을 다시 볼 수가 없어서 기억에 의존해서 썼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AI를 사용하여 주고받은 토론 내용은 컴퓨터에 복사본이 저장되어 있어서 그대로 인용할 수 있었다.

카톡방 토론 후 벌어진 장외 논쟁은 전화로 주고받은 것이며, 토론의 ‘돌연변이’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휴대폰에 자동 저장된 녹음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장외 논쟁의 주제는 신앙의 대상인 하나님의 정체성에 관련된 조직신학의 기본적 문제이나, 결국 미결 쟁점으로 남았다. 그것은 ‘창세기에서 모든 생물을 말씀으로, 또 종류별로, 그리고 인간을 특별한 목적으로 창조하신 하나님과 유신 진화론에서 주장하듯이 하나의 단세포 생물을 진화되는 방법으로, 그리고 인간도 그것에서 진화되도록 창조했다는 창조자가 동일한 존재일 수 있는가?’라는 문제이다. 이 쟁점은 기독교인들이 수용할 수 있는 성경 해석의 범주를 정하는 문제이다. 왜냐하면, 창세기에는 하나님이 생물을 종류별로 창조하셨다고 기록되어 있을 뿐이나, 유신 진화론에서는 단세포 생물인 LUCA만이 창조되었으며, 그것이 각종 다세포 생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인간도 생겨난 것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유신 진화론처럼 해석할 수 있는 근거는 성경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신학적으로는 두 가지 다른 창조 방법을 사용한 창조자가 동일한 존재인가? 아니면, 각각 다른 존재인가?

Ⅰ 카톡방 토론 내용

#1장면: 진화론은 과학인가?

진씨: 진화론은 이제 과학적으로 입증된 이론이므로 하나님이 진화의 방법으로 창조하였음을 믿어야 한다는 취지로 유신 진화론을 옹호하는 주장을 했다.

창씨: 진화론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 아니라, 다윈이 육종업자의 품종개량 작업에 의해 생물의 현태가 변화되는 현상을 보고, 자연에서도 유사한 현상을 관찰한 것에 근거하여 이를 확대 추론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유신 진화론은 다윈주의자들이 다윈의 추론에 추론을 누적한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반론하면서 기독교인은 그런 주장을 믿을 수 없다고 반론했다.     

#2장면: 창조과학과 오랜 지구론:

진씨: (창씨에게) 창조과학자냐? 고 물었다.

창씨: 오랜 우주론을 믿으므로 창조과학자가 아닌 창조론자라고 응답했다.

#3장면: DNA 변이에 의한 진화와 돌연변이:

진씨: 생물의 진화는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생한다는 사실이 현대 유전학과 분자생물학 등으로 입증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했고,

창씨: 하나님이 창조하신 생물의 종류들(kinds: 종 species보다는 폭넓게 해석한다) 안에서 다양성의 발현(소진화, 미시진화)은 사실이지만, 그 범위를 넘어가는 대진화(거시 진화)는 불가하다고 믿으며, 입증하는 증거도 없다고 반박했다. 진화론자들이 대진화의 동력으로 주장하는 돌연변이는 불구나 질병으로 귀결될 뿐임을 강조했다.  

#4장면: 인류 진화의 화석 증거:

진씨: 고생물학에서 발견된 화석과 유전학적 검증으로 인류의 진화 계통이 단계별로 입증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현대 유전학은 DNA 변이에 의한 진화의 속도까지 계산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창씨: 고인류의 진화 단계를 화석의 형태로 배열하여 설명하는 그림을 보면, 그런 단계별 형태는 현대인의 뼈로도 구성할 수 있는 것이므로 화석의 매몰 시기와 진화의 각 단계에 소요된 시간과 유전학적 검증이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런데 진화의 속도를 계산하는 공식 자체가 추론일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5장면: 루시(Lucy)와 루카(LUCA):

창씨: 루시를 믿느냐고 질문했다.

진씨: 루시는 인류의 조상이라고 답하면서  최초의 생물인 루카에서 시작되는 진화의 계통도가 과학적으로 확립되어 있다는 취지로 응답했다.

창씨: 진화론에서 주장하는 진화의 계통에는 공간이 많고, 그 공간을 추론으로 메우고 있는 것이므로 대진화는 믿을 수 없는 것이라는 취지로 반박하고, 하나님이 종류별로 창조하신 생물의 자손들이 다양하게 번성하여 오늘날의 생물계를 형성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고 성경적이라고 주장했다.    

#6장면: 진화적 방법의 창조가 성경적인가?

진씨: 성경에 없다고 하나님이 생물을 진화의 방법으로 창조했다고 해석하는 것이 왜 불가능하다고 보느냐는 취지로 반문했다.  

창씨: 창세기에는 하나님이 생물을 “종류대로” 창조했다고 기록되어 있지 않느냐? 기독교인이라면, 왜 굳이 성경에 없는 방법으로 창조했다고 믿어야 하느냐? 는 취지로 재반문했다.

진씨: 진화의 계통도는 과학이 입증한 생물의 역사이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창씨: 그것은 추론을 근거해서 만든 것이므로 과학이 아니고, 오늘날의 생물계를 형성한 것은 하나님이 종류별로 창조하신 생물들이 다양하게 번성해서 되었다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7장면: 진화적 방법을 사용한 창조자는 사탄이 아닌가?

진씨: 현대문명을 이룬 과학의 업적을 나열하고, 그런 과학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진화론은 과학이므로 믿지 않을 수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창씨: 기독교는 창세기에서 생물을 종류별로 창조하신 유일신 하나님을 믿고 있지만, 진화의 방법으로 창조했다는 신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유신 진화론자들이 주장하는 진화의 방법으로 생물을 창조했다는 신이 있다면, 그는 하나님을 대적하는 사탄으로 본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계속)

허정윤 박사(알파와 오메가 창조론 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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