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분기 실적 발표 앞두고 글로벌 시장 긴장감 최고조

AI 거품론 시험대…데이터센터 실적과 블랙웰 수요가 향후 시장 흐름 좌우할 전망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손을 맞잡던 모습. ⓒ뉴시스

엔비디아가 19일(현지시간·한국시간 20일 오전) 발표할 분기 실적에 전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실적은 최근 글로벌 증시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AI 거품론’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되며, 주요 기술주 및 IT 산업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엔비디아가 과연 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는 기대를 다시 증명할지, 아니면 시장의 우려가 현실화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증시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변동성이 확대되며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적 결과에 따라 엔비디아 주가뿐 아니라 글로벌 기술주 전반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재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약 4조6000억달러(약 6700조원)에 달한다. 옵션 가격에는 이미 투자자들의 기대와 우려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상황으로, 이번 실적은 시장 심리를 가르는 중대한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 AI 산업은 초기 투자 급증과 달리 수익 창출 구조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AI 거품’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AI 학습과 추론을 위한 핵심 반도체인 AI 가속기 분야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AI 가속기 수요가 엔비디아 실적의 핵심 지표인 만큼, 이번 발표는 글로벌 AI 산업의 체력을 확인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하게 된다.

월가에서는 엔비디아가 이번 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고부가 제품인 ‘블랙웰(Blackwell)’ 시리즈가 본격 양산에 들어갔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면서 제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배경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달 워싱턴 D.C.에서 열린 ‘GTC 콘퍼런스’에서 AI 가속기 수요의 성장 가능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최신 AI 가속기 ‘블랙웰’과 차세대 모델 ‘루빈(Rubin)’의 성장세에 힘입어 2026년 말까지 누적 매출이 5000억달러(약 73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매출은 약 2000억달러로 예상되며, 내년에도 약 3500억달러 규모의 수주 잔고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엔비디아 전체 매출의 90% 가까이를 차지하는 ‘데이터센터’ 사업부의 실적이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AI 산업의 중장기 성장성을 판단할 핵심 지표로, 성장세가 이어질 경우 글로벌 AI 투자 열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기업들도 엔비디아의 실적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기업들은 AI 가속기 생산에 필수적으로 투입되는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을 맡고 있어 엔비디아의 수요 변동이 국내 반도체 업황에 직결된다. H100 GPU 기준 HBM 원가 비중은 약 4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SK하이닉스는 AI 수요 증가에 힘입어 3분기 영업이익률이 47%까지 상승한 바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AI 산업의 성장에 대한 신중론도 커지고 있다. 오픈AI의 수익화 모델에 대한 의문, 중국발 저비용 고성능 생성형 AI ‘딥시크(DeepSeek)’ 등장 등으로 인해 고가의 AI 가속기 의존도가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GPU를 더 오래 활용하거나 효율적인 운영 방식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엔비디아는 이러한 우려에 대응하며 공격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블랙웰(2025년) 이후 루빈(2026년), 루빈 울트라(2027년), 파인만(Feynman·2028년)으로 이어지는 1년 주기 제품 출시 계획을 기반으로 AI 가속기 시장에서의 우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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