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코메니우스연구소(소장 정일웅 박사)가 설립 25주년을 기념해 17일 오후 서울 CTS기독교TV 회의실에서 ‘코메니우스, 모라비안 그리고 세계 복음 선교’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개최했다.
이 연구소는 총신대학교 총장직을 마친 정일웅 박사가 지난 2000년 설립한 것으로, 교육학자인 코메니우스(Johann Amos Comenius, 1592~1670)의 사상을 연구해 한국교회에 보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코메니우스는 개혁교회 목사이자 교육학자이며, ‘모든 사람을 하나님 앞에서 온전한 인간으로 세우는 것’이라는 기독교적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근대 교육의 기초를 놓은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그는 모라비안 교회의 직접적 전신인 ‘보헤미아 형제회’의 마지막 감독이었으며, 그의 신앙·교육·공동체 철학은 모라비안 교회의 정체성과 선교 운동에 결정적 뿌리가 됐다.
정 박사는 창립 25주년을 기념하는 이날 강연회에서 ‘우리는 오늘날, 왜 코메니우스와 모라비안 교회를 말하게 되는가?’라는 제목으로 강연하며, “기독교 구원신앙의 본질”에 대해 고찰했다. 그에 따르면 17세기 형제연합교회의 전통을 이어 구원신앙의 본질을 가장 성경적 구원론으로 체계화한 인물이 코메니우스다.
정 박사는 코메니우스가 믿었던 구원신앙의 본질을 “믿음, 사랑, 소망”으로 꼽으며 “그는 하나님의 계시를 성경에 나타난 3가지 종류, 즉 구원계시, 언약계시, 계명의 계시로 이해하고, 믿음, 사랑, 소망은 그 계시들 각각에 대한 인간의 응답이면서 동시에 하나님이 요구하신 것임을 밝혔다”고 했다.
그는 “왜 우리는 오늘날 여전히 코메니우스와 모라비안 교회를 말하게 되는가. 그것은 모라비안 교회의 신앙 선조들인 형제연합교회와 코메니우스는 성경이 보여준 구원신앙의 본질인 믿음, 소망, 사랑을 붙들고 살았으며 그것을 실천하는 신앙적 모범을 가장 잘 보여주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 박사는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구원신앙의 본질은 외면한 채, ‘오직 믿음으로만’ 구원받는다는 이신칭의 구원론에만 매여 있었다”며 “믿는다는 ‘아멘’의 목소리는 높은데, 아무도 믿음대로 행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더 큰 문제는 이신칭의가 인간의 반복되는 실수와 죄를 정당화하며, 합리화하는 수단으로 남용되는 데 있다”고 했다.
그는 “올바른 기독 구원신앙의 본질은 분명히 믿음에서 시작되지만, 그것을 넘어서 그 믿음은 행함을 포함해야 하며, 또한 약속된 미래의 푯대를 향해 더 달려가야 하는 소망과도 깊이 연결돼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고 했다.
정 박사는 “한국교회가 지금부터라도 믿음, 소망, 사랑의 구원신앙 본질의 토대 위에 굳게 서 있기만 한다면, 연합되는 것뿐만 아니라, 그렇게 연합한 힘으로 전 세계 열방을 향한 복음 선교사역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우리 사회로부터 불신받던 한국교회는 새로운 신뢰가 회복되며, 우리 국민 모두는 그리스도의 참된 믿음, 소망, 사랑이 가득한 한국교회로 돌아오는 새로운 부흥의 역사가 새롭게 시작되리라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믿음, 소망, 사랑의 기독 구원신앙의 본질에서 하나가 된다면, 오늘날 한국교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여러 이단 종파의 문제까지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울러 한국교회를 자랑스러운 주님의 교회로서 세계 앞에 우뚝 서게 할 것이며, 한국을 존경받는 기독교의 나라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어 크레이그 D. 앳우드(Craig D. Atwood) 전 모라비안신학교 교수가 ‘모라비안 선교와 선교학’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특히 그는 모라비안 교회의 전신으로, 사라질 뻔했던 보헤미아 형제회를 ‘헤른후트 공동체’로 재건하고, 이를 세계적 선교 공동체로 만든 진젠도르프에 대해 소개했다.
앳우드 교수는 진젠도르프 선교학에 대해 “예수님은 모두를 위해 죽으셨다. 따라서 모든 영혼은 그리스도에 의해 구속됐다는 것”이라며 “오순절 사건에서 보듯, 복음은 모든 언어로 들려질 수 있으며, 영혼을 구원하는 이는 선교사가 아니라 그리스도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한 사람들이 기독교인이 되기 위해 반드시 유럽인이 돼야 할 필요는 없다고 봤으며, 성령은 교회 밖에서도 역사하시고, 모든 사람은 하나님이 계시는 것을 알고, 그들이 마땅히 도덕적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라며 “그리스도와 그가 십자가에 못 박하신 것을 설교할 것을 진젠도르프 선교학은 강조한다”고 했다.
한편, 앞서 김미열 목사(원주중부교회)가 사회를 본 한국코메니우스연구소 설립 25주년 기념예배에선 김성훈 목사(연구원)가 기도했고, 김선규 목사(예장 합동 증경총회장)가 ‘네 믿음을 내게 보이라’(약 2:18)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어 천 환 목사(예장 고신 증경총회장)가 축사했고, 김선규 목사가 축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