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윤리학자 윤영돈 시인의 ‘시인으로의 부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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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영 박사의 기독교 시인을 만나다(45)

시인으로의 부르심

바람 한 점에도
우주의 숨결 느끼고
모래 한 알에도
그리움으로 눈물짓는다

구분과 경계의 칼날 꺾고
적의로 맞선 얼굴까지
부모 형제자매로 잇는다

하늘을 우러르고
대지에 성실하여
숨탄것 살리고
초목을 기른다

신의 숨과 하나 되어
천지의 눈물 탄식
온몸으로 아파한다

윤영돈 시인

윤영돈 시인(1972~ )은 전남 강진 生. '어부사시사'의 朝鮮 시인 孤山 윤선도(해남 윤씨)의 그 해남·강진 사람이다. 하지만 젊은 시절 고향을 떠나 여러 지방을 거쳐 서울대 사범대 윤리교육과를 나오고 서울대에서 학위를 마친 후에는 인천대에서 사범대 학장을 거쳐 지금은 윤리교육과 교수(서양윤리학) 겸 도서관장으로 있다.

윤 시인이 도서관장을 맡으며 인천대 제 2도서관(이룸관)은 지난 10월 한국건축문화대상 공공분야 본상(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건축문화대상은 국토교통부가 주관하고 서울경제신문, 대한건축사협회 등이 후원하는 대한민국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건축상이다.

인천대 도서관장 윤영돈 교수는 이룸관이 지닌 핵심 가치를 개방성과 연결성으로 설명한다. 윤 관장에 따르면 설계 단계부터 건물 네이밍에 이르기까지 공모 과정을 거쳤고 인천 시민에게도 열린 도서관으로서 개방성이 뛰어나다. 참고로 인천대는 서울의 3분의 1에 달하는 인구를 가진 대도시 인천의 유일한 국립대로 대학의 혁신성을 평가하는 글로벌 지표 ‘2025 WURI(World University Rankings for Innovation)’에서 세계 9위에 올랐다. 국내 대학 중 가장 높은 순위로 미네르바대가 세계1 위, 국내 2위 서울대가 19위였다.

윤 시인은 월간시인 제 2회 신인상(2023)으로 등단하였으며 『시인의 눈으로 도서관을 읽다』 등 3권의 시집을 냈다.

조덕영 박사

서울대 대학원(석·박사) 시절 인간을 탐구하는 '윤리학자는 詩를 알아야 한다'는 철학과 생명윤리학자로 생명윤리자문위원회 위원장과 한국생명윤리학회·한국철학적 인간학회 회장을 역임한, 생명윤리와 인류의 미래에 관심이 많았던 스승 진교훈(秦敎勳) 교수의 권유로 詩를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제자 사랑이 남달랐던 진 교수는 윤 교수처럼 서울대 중앙도서관장(1995-1999)으로 봉사하였다. 독일의 베를린 국립도서관 내에서 독일의 신학자 아돌프 폰 하르낙과 본회퍼 오직 두 사람의 동상을 목격했던 추억이 새삼 떠오른 건 무슨 이유일까?

윤 시인은 그만큼 학문과 책과 문학과 시에 대한 애정이 아주 깊은 크리스천 시인이다. 하나님이 사랑하신 모세, 다윗, 솔로몬과 선지자들이 대부분 시인이었듯 윤 시인도 성경적 시 세계와 시가 주는 위로를 아는 시인이다.

시가 주는 위로

사람은 저마다 시 한 편을 품고 살아간다

누군가에게 시란
따스한 품으로 맞아주는 집의 아늑함이다
하늘과 바람과 해와 달과 별들의 위로이다
만남과 이별이 선물한 그리움과 추억이다
절벽에서 추락할 때 돋아나는 날개이다
생의 근원 깨치고 스며들며 살아갈 힘이다

​그렇게 저마다 시 한 편을 품고서
팍팍한 현실 고단한 오늘
시 같은 삶을 일궈간다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신학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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