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낙태 허용’ 및 ‘무제한 낙태’를 포함한 모자보건법 개정 움직임에 맞서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거리로 나섰다. 해당 법안은 현재 남인순·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상황이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국회 앞에서 생명 보호를 호소하며 낙태 합법화 시도에 단호한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지난 3일 온누리교회 이재훈 목사에 이어 영락교회 김운성 목사도 12일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약물 낙태는 생명을 끊는 살인의 법제화”라며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인간의 판단으로 제거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목사는 “태아는 6주가 되면 심장박동이 들린다. 22주만 되도 단독 생존이 가능하다. 그런데 ‘만삭낙태법’을 시행하는 건 있을 수 없을 일이다”며 “국가가 이를 허용한다면 살인에 면허를 주는 것이고, 생명경시 풍조를 제도적으로 확산시키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동물을 학대하면 처벌하면서 낙태하는 것을 국가가 지원한다는 것은 모순”이라며 “총을 들지 않은 전쟁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 낙태로 사라지는 생명이 전쟁으로 잃은 목숨보다 많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그러면서 자신의 가정에서 겪은 실제 경험을 나누며 생명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셋째 아이를 가졌을 때 병원에서 다운증후군 의심 소견을 듣고 낙태를 권유받았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을 인간이 판단해 끊을 수 없다고 믿고 끝까지 낳기로 결단했다”며 “놀랍게도 아이는 건강하게 태어났다. 그때 낙태를 선택했다면 귀한 생명을 잃었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한편 이날 시위에는 라이프워커 청년연대의 최다솔 대표를 비롯해 이명진 의사평론가, 아름다운피켓 대표 서윤화 목사 등도 참여해 뜻을 모았다.
최다솔 대표는 “인간의 생명은 수정 순간부터 시작된다”며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태아 생명을 지킬 법적 장치가 사라졌다. 생명 보호를 위한 입법은 여성을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윤리의 최소한을 세우는 일”이라고 말했다.
의사평론가 이명진 원장은 “약물 낙태는 여성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리고, 태아를 살해하는 약”이라며 “생명을 지키는 제약회사가 사람을 죽이는 약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불법 유통된다고 해서 마약을 합법화하지 않듯, 낙태약의 불법 유통을 막겠다는 논리로 합법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서윤화 목사는 “낙태는 여성에게도 깊은 상처를 남긴다. 교회는 낙태 유경험자들을 정죄하기보다 회복과 치유로 이끌어야 한다”며 “악법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나아가 생명문화를 확산하는 일에 한국교회가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운성 목사는 “예수님의 십자가는 생명을 살리기 위한 희생이었다”며 “한국교회는 생명의 소중함을 다음세대에게 가르치고, 결혼과 출산을 축복하는 신앙문화를 회복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국교회는 앞으로도 낙태 전면 허용 법안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매주 수요일마다 같은 장소에서 이어가며, 생명존중의 여론을 확산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