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이 1000가구대에 그치며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6·27 대출 규제로 전세 매물 감소세가 빨라지는 가운데, 연말 대규모 공급이 예정돼 있어 실제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10월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총 1만232가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수도권은 1128가구에 불과해 2015년 5월 이후 10년 5개월 만에 최저치다. 서울은 46가구, 경기는 742가구, 인천은 340가구로 모두 감소세를 보였으며, 특히 경기도는 신규 택지지구 입주 물량이 줄어들면서 9월 4692가구에서 742가구로 급감했다.
수도권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는 가을 이사철 전세난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6·27 대책으로 유주택자 전세대출 한도가 2억 원으로 축소되고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이 차단되면서 갭투자를 통한 전세 매물 공급이 급감한 상황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3619가구로, 6·27 대책 이전인 2만4684가구 대비 4.4% 줄었다. 경기도는 같은 기간 2만4587건에서 2만713건으로 15.8%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성북구(-44.0%), 관악구(-33.5%), 광진구(-30.2%), 중랑구(-29.5%), 강북구(-26.1%), 동작구(-22.1%) 등 외곽 지역과 한강벨트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고, 경기도에서는 용인 처인구(-67.0%), 성남 중원구(-58.1%), 의왕(-51.7%), 하남(-45.9%)이 큰 폭으로 줄었다.
전셋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셋째 주 기준 수도권 전셋값은 서울이 0.07%, 경기와 인천이 각각 0.03% 상승했다. 부동산원은 “역세권과 학군지 등 정주 여건이 좋은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 계약이 체결되며 서울 전역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말에는 공급 물량이 크게 늘어난다. 11월에는 수도권에 1만5042가구, 12월에는 1만1404가구가 입주할 예정으로, 전세 부족 상황을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분기별로도 1분기 3만4175가구, 2분기 2만6088가구, 3분기 2만4302가구에 이어 4분기에는 2만7574가구로 입주 물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10월 입주 공백은 단기적으로 전세난을 체감하게 할 수 있지만, 연말 이어지는 대규모 공급은 전세 수급 불균형 해소에 일정 부분 기여할 것”이라며 “다만 최근 전세 수요와 공급 상황을 고려할 때 가격 하락을 유도할 정도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