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법의학자의 기록, 『죽은 자들은 말한다』 출간

벨기에 법의학자 필리프 복소, 사건 현장에서 드러난 죽음과 진실을 생생히 전하다
도서 '죽은 자들은 말한다'

벨기에 리에주대학교 법의학연구소장인 법의학자 필리프 복소가 지난 30여 년간 사건 현장에서 밝혀낸 죽음의 진실을 담은 책 『죽은 자들은 말한다』가 출간됐다. 이 책은 프랑스에서 논픽션 부문 1위를 기록하며 독자들의 큰 관심을 얻었다.

저자는 법의학자의 시선으로 사건 현장의 뒷이야기와 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그는 서두에서 “살아 있는 사람을 존중하듯 고인을 존중하며, 항상 그런 마음으로 부검을 통해 사망 원인을 규명한다”고 밝히며, “때때로 유머러스한 어조로 이야기하더라도 놀라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한 모든 부검은 유족의 동의와 판사의 허락이 있을 때에만 진행된다고 설명한다.

책에는 실제 경험한 사건들이 다양한 사례와 함께 기록돼 있다. 시신의 부패 정도로 사망 시점을 추적하는 ‘법의곤충학’을 소개하거나, 자살로 종결될 뻔한 사건을 단서와 상처를 통해 살인으로 밝혀낸 일화 등이 담겨 있다.

수많은 범죄 현장을 마주했음에도 저자는 특별한 트라우마 없이 일상을 이어왔다고 전한다. 그는 “나는 가족과 함께 정상적으로 생활하며 사회활동도 충실히 하고 있다”고 말하며, 두뇌를 서랍장에 비유해 “법의학 전용 서랍이 따로 있다”고 표현했다. 이는 직업과 일상을 철저히 분리한다는 의미다.

또한 책은 그의 개인적 배경과 법의학자로 살아온 궤적을 함께 담아내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스쳐 지나가는 직업적 이미지와 달리 실제 법의학자가 마주한 세계를 가감 없이 보여주며, 독자들에게 낯선 영역을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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