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저소득 가정, 양육비 부담에 ‘빚 수렁’ 빠져

영국 전역에서 수천 명의 부모들이 자녀 양육에 필요한 기본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해 감당 불가능한 빚에 내몰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기독교 자선단체 ‘빈곤에 맞서는 크리스천들’(CAP)가 발표한 연구는 미성년 자녀를 둔 부모의 약 12%가 지난 1년간 자녀에게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본인이 끼니를 거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기관 오피니엄(Opinium)이 CAP를 위해 실시했으며, 저소득 가정이 직면한 심각한 현실을 드러냈다.

CAP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59%가 일상적인 식료품 구입을 위해 돈을 빌려야 했으며, 72%는 건강한 음식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5세 미만 자녀를 둔 부모·보호자의 35%는 상환 불가능한 빚에 갇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줄리엣 플래치 CAP 정책·대외협력 매니저는 “여름은 가계 부담이 더욱 커지는 시기”라며 “높은 물가와 방학 기간의 추가 지출로 인해 많은 저소득 가정이 극심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자녀 양육은 추가 비용이 수반되며, 부모의 노동 기회를 제한해 빚 위험을 높인다”며 “실직, 관계 단절, 건강 문제 등으로 한때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했던 부모들도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CAP는 영국 전역의 지역 교회와 협력해 무료 부채 상담, 예산 관리 지원, 취업 클럽, 긴급 구호를 제공하고 있으며, 정부가 두 자녀 혜택 제한 정책(two-child benefit limit)을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현재 이 정책은 160만 명 이상의 아동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플래치 매니저는 “두 자녀 제한은 저소득 가정을 빚으로 몰아넣어 수백만 아동에게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며 “정부가 아동 빈곤 퇴치를 공언한 만큼, 부모와 아이들이 빈곤의 덫에서 벗어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