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2025 노아 NCA 컨퍼런스’가 13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목련홀에서 열렸다. 노아NCA컨퍼런스준비위원회(위원장 권요한 목사)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선 ‘기독지성:생명윤리’ 부문에서 이상원 전 총신대 교수, ‘청년선교:결혼과 가정’ 부문에서 김향숙 원장(하이패밀리 공동대표), ‘복음통일:북한 인권과 선교’ 부문에서 김중식 목사(사랑교회 원로, 북한교회세우기연합 대표), ‘세계선교:디아스포라 선교’ 부문에서 문창선 선교사(위디국제선교회 대표)가 강의했다.
이상원 박사는 ‘조력존엄사법의 문제점’이라는 주제의 발제에서 “뇌사 상태 등 환자에게 안락사를 시행하는 데 있어 일각에선 뇌사 상태는 이미 죽은 상태로 보기에 안락사는 괜찮다고 옹호한다”고 했다.
이어 “이에 대한 3가지 관점이 있다. 첫째, 대뇌사는 혼수상태를 죽음의 상태로 보는 관점인데, 반대로 혼수 상태의 환자는 살아 있는 인간이라는 증거도 있다. 무의식 상태에도 혼수 상태의 환자는 가족들의 대화 내용을 듣고 있다는 실례가 있다”며 “둘째, 뇌사는 대뇌는 물론 소뇌까지 기능이 정지하는 시점을 죽음의 시점으로 삼는 관점이다. 셋째, 심폐사는 심장과 폐의 기능이 정지돼 호흡과 피의 순환이 이뤄지지 않고 온몸의 신진대사가 정지되는 시점을 죽음의 시점으로 보는 관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성경은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음이라(레17:11)고 강조한다. 성경은 분명히 심폐사의 시점을 죽음의 시점으로 보고 있다”며 “이 때문에 혼수상태나 뇌사상태의 환자를 죽은 사람으로 보고 안락사를 시행할 수 없는 게 성경적 관점이다. 이 판단의 배경에는 뇌사를 정신 기능이 끝난 자들이라는 판단으로 뇌세포의 작용이 정지되면 정신도 소멸한다는 유물론적 인간관이 깔려 있다”고 했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이 인간의 영혼을 창조하셔서 그 영혼을 신체에 불어넣고 생명을 작동시켰다고 강조한다. 한 번 창조된 영혼은 영존하기에 식물인간이든 뇌사든 뇌의 기능이 정지됐을지라도 하나님은 그의 생물학적 생명을 유지하고 계신다”며 “특히 영혼이 신체를 떠난 이후에도 현세의 모든 생활에 대한 기억을 지니기에 기억은 뇌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뇌가 죽어도 혼수나 뇌사 상태의 환자의 육체적 생명 유지를 위해 연명치료가 필요함에도 이를 종결하려는 시도는 성경에 어긋난 태도”라고 했다.
특히 “자양분, 수액, 산소를 의료 장비를 통해 공급해 주는 것을 중단하는 방식의 연명치료중단의 옹호는 소극적 안락사의 일환으로 적극적 안락사와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이 박사는 “왜냐면 인간 생명의 유지에 필요한 필수 요소를 끊어내 살아 있는 사람을 굶기거나 탈진시켜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점에서 적극적 안락사보다 오히려 더 잔인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안락사는 인간의 생명에 대한 자기 결정권이 수평적 차원에 결정된다는 점에서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무시하는 태도다. ‘주신 자도 여호와시요, 취하신 자도 여호와시니’(욥1:21) 등 인간 생명은 하나님의 것으로 인간이 자의적으로 생명을 종결시켜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다행히 현행 연명의료결정법상 말기암 환자 등에 대해 의사 소견에 따라 항암제 투여 등 무의미한 치료라고 판단되는 경우 환자 본인의 의사로 중단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며 “연명의료결정법은 소극적 안락사를 차단하고 있다”고 했다.
이 박사는 “안규백 의원은 지난해 7월 말기 암환자 등에 한해 의사는 조력 존엄사를 도울 수 있다는 연명의료결정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이는 안락사적 요소를 포함하기에 절대적으로 반대해야 한다”고 했다. 또 “말기환자에 대한 호스피스 돌봄은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지옥에 떨어질 운명을 확실히 인식시켜 하나님과 함께 동행하도록 하는 영적인 돌봄이 핵심이다”고 했다.
김향숙 원장은 ‘성경적 결혼과 가정’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김 원장은 “하나님은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않다며 결혼제도를 창조하셨다. 그리고 아담의 갈빗대로 하와를 창조하셔서 둘을 짝지어 주셨다”고 했다.
이어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창 1:27)에 따라 성경은 여성해방을 얘기한 적이 없다. 오직 남녀는 동등하나 하나님의 형상에 따라 창조됐을 때 생겨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즉 남녀는 다름이지 차별이 아니며, 다르기에 서로의 보완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원장은 “그러나 아담과 하와의 선악과 사건 이후 타락을 경험했다. ‘너는 남편을 원하고, 남편은 너를 다스릴 것이니라’가 형벌로 주어졌는데, 정확한 번역은 ‘너는 남편을 조정할 것이고, 남편은 너를 다스릴 것이니라’”이라며 “즉 타락의 결과는 아내가 남편의 리더십에 순종하지 않으려 않고, 이로 인해 남편은 아내를 힘으로 짓누르려고 하는 현상”이라고 했다.
그는 “남성 상위의 시대가 지속되면서 여성 평등, 여성해방 등 페미니즘의 득세로 인해 양성평등 교육이 안착했지만, 이제는 역설적으로 여성 상위의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이 시대가 남녀 평등을 강조하면서 여성들의 자아실현과 ‘워킹우먼’ 현상이 팽배해졌고, 이에 따라 자녀들이 어머니와의 애착을 통해 삶의 밑바닥을 형성해야 할 기본적 권리를 제거하고 있다. 이로 인해 우울증, 정신 분열 등 정신병을 호소하는 자녀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부관계에서 남성이나 여성이 각자의 상위를 주장하면서 권리 주장에 따른 끝없는 다툼이 생기게 된다”며 “성경은 남·여는 동등하나 서로 다르기에 보완하고 돕는 관계성을 강조한다”고 했다.
김 원장은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 됐다. 20-30대 여성 청년들은 가정에서 어머니의 불행을 보면서 결혼을 꺼리는 경향성이 생겼다”며 “특히 성경은 동성애를 죄로 규정했지만, 이 시대는 동성애를 장애나 질병으로 치부하면서 동성애자들은 ‘우리는 소수자이니 인권으로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성애를 비판하면 인권탄압으로 여기며, 차별금지법 제정 시도가 끝없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오직 기독교인들만 투쟁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가정이 무너지게 되면서 가정이 정신병 양산의 장이 되고 있다는 조소도 나온다. 하루 38명 스스로 목숨을 끊고 OECD 가입국 중 자살률은 대한민국이 만년 1위다. 심지어 7세 고시 열풍과 스마트폰 중독으로 인해 정신병을 호소하는 자녀들이 늘고 있다”며 “교회는 무너지는 결혼과 가정의 아픔을 상담하고 올바로 세우는 상담사역자들을 양성하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간의 지혜와 지식이 아니라 하나님이 가정을 돌보시고 개입하시며 돌보신다는 것을 믿고 안다면 위기 가정은 반드시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중석 목사는 해방 직전까지 북한에는 약 60만 명의 그리스도인이 존재했음을 환기하며, 김일성 체제하에서 교회와 인권이 철저히 탄압당한 역사를 되짚었다. 그는 “1970년대 이후 한국교회의 북한인권·선교운동이 본격화됐고, 1990년대 이후에는 ‘북한교회재건백서’ 발간과 ‘북한교회세우기연합’ 결성을 통해 교회의 연합운동이 전개됐다”고 했다. 김 목사는 그 과정에서 마련된 ‘북한교회재건 3원칙’—① 연합의 원칙, ② 단일의 원칙, ③ 독립의 원칙—을 다시 강조하며, 이는 복음통일을 향한 한국교회의 공적 합의라고 설명했다. 그는 “복음통일의 길은 멀고 험하지만,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열매 맺듯 지금의 북한인권운동과 선교는 반드시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끝으로 문창선 목사는 21세기 세계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디아스포라 선교와 이주민 역파송 운동을 소개했다. 문 목사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2억 8천만 명, 즉 전체 인구의 3.6%가 이주민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이는 도시화·디지털화와 함께 앞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그는 “하나님께서는 복음을 위해 민족들을 이동시키고 계시며, 교회는 곁에 온 열방을 섬길 기회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유학생과 이주민을 복음화해 다시 선교사로 파송하는 역파송 운동이 한국교회가 집중해야 할 선교 사역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제시된 FAITH 5단계 선교모델—① Friendship(관계형성), ② Assembly(모임), ③ Independence(독립), ④ Transforming(변화·역파송), ⑤ Hub(네트워크)—은 이주민 사역의 실천적 지침으로 제시됐다. 또한 한국 사회의 저출산·고령화 현실 속에서 이주민 선교는 단순히 복음을 전파하는 차원을 넘어,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의 선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복음설교를 전한 권요한 박사(서울대 ISMC)는 요한복음을 중심으로 ‘영원한 생명(조에)’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성경 속 ‘노아의 방주(테바흐)’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의 상징이자 ‘생명의 방주’임을 설명했다. 노아의 방주와 모세를 살린 갈대 상자에 동일한 단어가 사용되었음을 소개하며, “예수 그리스도야말로 오늘날의 참된 생명의 방주”라고 선포했다. 또한 요한복음에서 ‘조에(영원한 생명)’와 ‘비오스(일시적 생명)’의 차이를 짚으며, 신자들이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것은 영원한 생명임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회개(메타노이아)는 단순한 반성이 아니라 사망의 길에서 생명의 길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가족과 교회가 세상의 풍파를 견뎌내는 생명의 방주로 세워지길 기도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