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첫 한미 정상회담을 연다. 이는 이 대통령 취임 82일 만의 만남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12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8월 24일부터 26일까지 미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번 방미에는 김혜경 여사가 동행하며, 24일 한국을 출국할 예정이다.
정상회담에서는 관세 협상 세부안 확정, 한미동맹 강화, 국방비 증액 등 외교·안보 핵심 현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강 대변인은 “양 정상은 변화하는 국제 안보·경제 환경에 대응해 한미 동맹을 미래형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양국은 한반도 평화 구축과 비핵화 협력, 반도체·배터리·조선업 등 제조업 분야 협력, 첨단 기술과 핵심 광물 분야의 경제안보 파트너십 확대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동성명 발표를 목표로 의제를 조율 중이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한미일 안보 협력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 중 하나는 미국이 제안한 ‘동맹 현대화’로, 한국의 국방비 증액, 주한미군 규모·역할 조정, 전략적 유연성 확대 등이 거론된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문제도 논의 대상이지만, 우리 정부는 공식 요청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은 대만 문제 등에서 한미동맹의 역할 확대를 요구하고 있어 이번 회담이 외교 기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 분야에서는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가 합의됐으나, 반도체·이차전지·조선업 협력 범위, 투자 방식, 수익 배분, 농축산물 개방 여부 등 세부 조율이 남아 있다. 특히 관세율 문제는 불확실성이 크다. 정부는 반도체·의약품에 대한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반도체에 100%, 의약품에 최대 25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방미는 국빈이 아닌 실무 방문 형식으로, 공식 환영식은 생략된다. 기업인 동행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한화그룹이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 방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해도 취임 초기 회담 성사 속도가 빠른 편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04일, 노무현 전 대통령은 79일, 문재인 전 대통령은 81일 만에, 이명박 전 대통령은 5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7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은 11일 만에 첫 한미 정상회담을 했다.
한편, 한미 정상회담 직전 일본 방문 가능성도 논의됐으나 확정되지 않았다. 강 대변인은 “한일 정상회담은 ‘셔틀 외교’ 재개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