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개편안 발표로 코스피가 4% 가까이 급락한 지난 1일 이후, 국내 유가증권 시장의 거래대금이 2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나스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자,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세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4~8일) 유가증권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5조5608억원으로, 직전 주 19조3571억원 대비 19.6% 감소했다. 정부의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증시 부양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고, 여기에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관망세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1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3.88% 하락하며 하루 만에 126포인트가 빠졌다. 세제 개편안에 반대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14만 명이 참여하는 등 투자자들의 반발도 거세졌다. 이에 정부와 여당은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재검토 가능성을 언급하며 진화에 나섰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0일 고위당정협의회 이후 "주식 양도세와 관련한 논의가 있었으며, 당정 간 긴밀히 조율했고 향후 추이를 지켜보며 숙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주식 시장으로의 개인 자금 유입은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8월 들어 미국 주식을 5억8979만 달러(약 8197억4900만원) 매수했다. 이는 지난달 전체 순매수액 6억8496만 달러의 86%에 달하며, 불과 6거래일 만에 기록된 수치다.
미국 증시는 나스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강세를 보였다. 8일(현지 시간) 연방준비제도의 9월 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 나스닥은 0.98%, 다우지수는 0.47%, S&P500은 0.78% 각각 상승해 최고치에 근접했다.
오는 12일 발표 예정인 소비자물가지수(CPI)와 14일 발표될 생산자물가지수(PPI)는 향후 미국 증시의 흐름과 투자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