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잇따라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이달 말 발표할 새 경제전망에서 기존 0%대였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높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오는 28일 기준금리 결정과 함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전망에는 31조8000억 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 효과와 민생회복지원금, 증시 강세에 따른 민간소비 반등 등이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2분기 성장률이 예상치(+0.5%)를 웃돈 0.6%를 기록한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0.8%, 내년을 1.6%로 제시했지만 당시에는 2차 추경 효과를 반영하지 않았다. 한은은 추경만으로도 0.1%포인트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으며, 국회 예산정책처는 0.14~0.32%포인트 개선 효과를 전망했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7월 기준 2021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6월 전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1.2% 증가하며 석 달 만에 반등했다. 건설업은 6.7%, 제조업은 1.7%, 서비스업은 0.5% 각각 증가했다.
수출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영향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반도체 부문이 호조세를 유지하며 6월 경상수지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미 무역협상에서 상호관세율이 25%에서 15%로 인하된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관세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으나,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 기간에는 관세를 면제하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한국은행은 관세가 일본 수준(15%)이라면 기존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주요 투자은행(IB) 8곳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1.0%로, 한 달 전보다 0.2%포인트 올랐다. 골드만삭스는 한·미 협상 타결을 반영해 1.2%를, UBS와 바클레이즈는 각각 1.2%와 1.1%를 제시했다. 반면, IMF와 아시아개발은행(ADB)은 협상 타결 이전에 각각 0.8%로 낮춰 잡았다.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 세부안이 확정되면, 향후 성장률 전망에도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