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리잘(Rizal)의 선교 현장에서 20여 년간 사역을 이어온 임승훈 선교사의 삶은 순종과 기도의 여정이었다. IMF 외환위기 속에서 시작된 복음의 열정은, 이제 수많은 교회와 제자 양육의 열매로 맺어지고 있다.
◆ 다시 무릎꿇을 때
“주님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암담합니다. 해답은 없습니다. 다만 우리는 말씀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임 선교사는 필리핀 선교지에서 2022년 코로나 확진자가 하루 3만 명에 육박하던 당시, 고통받는 성도들과 지역사회의 현실을 직면하며,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간절한 기도를 요청했다. 그는 지금이야말로 회개와 기도의 영을 부어주실 때임을 강조했다.
◆ 작은 헌금, 선풍기 값으로 시작된 사역
임 선교사의 선교 여정은 뜻밖의 장면에서 시작됐다. 선풍기 값을 헌금으로 드리려던 어느 날, 김대성 목사(소명중앙교회, 민족복음화운동본부 부총재)는 그 헌금을 임승훈 선교사 손에 쥐여주며 말했다. “이 헌금은 당신에게 다시 필요할 것입니다.” 그날이 바로 사역의 시작이었다.
첫 사역지는 필리핀 중부의 네그로스 섬. “한 영혼이라도 주께 돌아오게 해달라”는 간절한 기도에서 시작된 사역은 이후 루손, 비사야, 민다나오에 이르기까지 13개 교회 개척이라는 놀라운 열매로 확장됐다.
◆ 기도와 기적, 변화의 현장
임 선교사의 사역지에는 수많은 기적의 이야기가 있다. 심장병으로 고통받던 한 아이가 기도로 치유되어 지금은 교회의 리더가 되었고, 예배 중 기도로 다리를 쓰지 못하던 할머니가 일어나 온 마을을 복음 앞으로 이끌었다. 술과 도박에 중독되었던 한 가장은 복음을 통해 변화되어, 지금은 아내와 함께 찬양팀을 섬기고 있다. 임 선교사는 말한다. “이보다 큰 기적은 없습니다.”
◆ 김대성 목사와의 ‘반지 인연’, 그리고 동역
2010년, 한국에서 열린 선교 보고회에서 임 선교사는 소명중앙교회 김대성 목사를 만났다. 조용히 기도하던 임 선교사에게 김 목사는 아무 말 없이 자신의 손에 반지를 건넸다. 그 반지는 단순한 물건이 아닌, 기도와 헌신의 상징이었다.
“이 반지는 내가 지금까지 기도로 품어온 선교의 증표입니다. 이제 당신에게 드립니다.” 그 만남은 두 사람의 영적 동역의 시작이었다.
이후 소명중앙교회는 선교지를 위한 단기팀 파송, 학교 및 교회 건축 헌신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해 왔으며, 김대성 목사의 격려 메시지는 임 선교사에게 가장 큰 힘이 되었다.
◆ 복음의 확장, 그리고 마지막 시대의 비전
임 선교사는 필리핀 내 100개 교회 개척과 현지 지도자 양성을 위한 신학교 설립, 그리고 영어·신학·태권도 사역을 통한 차세대 선교 인재 발굴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 두 번째 선교사 파송, 아프가니스탄 복음화, 이스라엘 유대인들의 회심과 알리야, 북녘 교회 재건 등 세계 열방을 향한 기도도 쉬지 않는다.
그는 말한다. “누군가 기도할 때, 선교사는 살아남습니다. 매일 1분, 열방을 위한 기도를 올려주세요. 그 기도가 생명을 살립니다.”
임승훈 선교사 약력
임승훈 선교사는 안양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필리핀 마닐라신학대학(Manila Theological College)에서 목회학 박사(D.Min)를 취득했다. 현재 필리핀 내 여러 기독 단체에서 지도자로서 활발히 사역하고 있으며, 트리니티 태권도 선교회(Trinity Taekwondo Mission Association) 회장, 버클리 기독대학교(Berkeley Christian College) 이사장, 월드미션 필리핀(World Mission Philippines) 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