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 AI 위한 국산 연합 본격화

국내 AI-반도체 기업, 기술 주권 확보 위한 전략적 제휴 확대
 ©기독일보 디자인팀

국산 인공지능(AI) 생태계 강화를 목표로 '소버린(Sovereign) AI' 구현을 위한 국내 AI 및 반도체 기업들의 전략적 연합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의 사업자 선정이 임박한 가운데, 각 기업은 협력 체계를 통해 기술력과 자립 기반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한 업스테이지, 코난테크놀로지, SK텔레콤 등 국내 주요 AI 기업들과 반도체 업체인 퓨리오사AI, 리벨리온이 손잡고 소버린 AI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이들 기업의 협력은 외산 기술 의존도를 낮추고, 보안성과 자율성이 핵심인 온프레미스(내부 구축형) AI 인프라 구축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코난테크놀로지는 최근 리벨리온과 협력해 자사의 LLM이 탑재된 '코난 AI 스테이션 서버'를 선보였다. 이 서버는 팀 단위 생성형 AI 인프라로, 리벨리온의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탑재해 코난 LLM을 안정적으로 구동한다. 현재 양사는 시스템 최적화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업스테이지는 퓨리오사AI와 'NPU 기반 생성형 AI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자체 개발한 LLM '솔라'를 퓨리오사의 차세대 NPU '레니게이드'에 최적화할 계획이다. 양사는 이를 바탕으로 온프레미스 AI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고,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AI 기업 전환을 선언한 SK텔레콤도 리벨리온과 협력하고 있다. 양사는 리벨리온의 데이터센터용 NPU 'ATOM'을 SK텔레콤의 LLM 'A.X 4.0' 기반 서비스에 적용해 실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테스트 대상에는 에이닷 전화 통화 요약, PASS 스팸필터링, 금융비서 등 다양한 실생활 기반 서비스가 포함된다.

이번 협력은 특히 엔비디아 등 외산 반도체 기업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엔비디아의 독점 구조로 인한 공급난과 비용 상승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은 자체 LLM과 국산 NPU 결합을 통해 AI 기술 주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 역시 이러한 움직임에 발맞춰 1936억 원 규모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최대 5개 기업을 선정해 GPU, 데이터, 인재 등 핵심 자원을 집중 지원하며, 선정된 기업에는 'K-AI 기업', 모델에는 'K-AI 모델'이라는 공식 명칭이 부여된다. 현재 코난테크놀로지, 업스테이지, SK텔레콤 외에도 네이버, 카카오, LG AI연구원, KT, 솔트룩스 등이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은 기술 협력을 넘어, 국내 AI 산업의 독립성과 자립성 강화라는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업스테이지 김성훈 대표는 "AI 소프트웨어부터 하드웨어까지 국산 기술로 구현하는 협력은 자립화의 전환점"이라며 "퓨리오사AI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K-AI'의 경쟁력을 입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리벨리온 박성현 대표는 "국산 AI 반도체가 국산 LLM 기반 서비스에 적용되는 것은 기술적 완성도를 넘어서 생태계 자립 실현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SK텔레콤 이상민 성장사업추진실장은 "AI 생태계 자립성은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라며 "국산 데이터센터, 반도체, LLM 등 전 분야에서 국내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코난테크놀로지 관계자도 "국산 NPU 기반 LLM 구동 환경은 AI 기술 주도권 확보에 핵심적인 의미를 갖는다"며 "앞으로도 AI 인프라 자립을 위해 매진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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