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는 인류는 왜 여전히 결핍을 느끼며 더 많은 것을 원할까.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미국 네바다대학교 라스베이거스(UNLV) 저널리즘 교수인 마이클 이스터는 이러한 질문에 답하고자 신간 『가짜 결핍』을 펴냈다.
이 책에서 이스터는 인간의 욕망이 무한히 증폭되는 원인을 진화심리학, 뇌과학, 행동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의 통찰을 바탕으로 조망한다. 그는 전 세계의 연구자들과 인터뷰하고, 이른바 '결핍의 뇌'에서 벗어난 이들의 삶을 취재하며 인간 심리의 깊은 구조를 분석했다.
이스터는 인간의 뇌가 자원이 희소하던 과거 환경에 맞춰 진화했으며, 오늘날의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여전히 과거의 생존 전략을 따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를 '결핍의 뇌'라 명명하고, 이 구조가 현대 사회에서 끊임없는 탐욕과 과잉 소비를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업화가 전 세계를 휩쓸며 결핍의 뇌는 우리가 멈추지 않고 더 많은 것을 갈망하도록 작동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SNS의 발달로 인간은 끊임없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게 되었고, '좋아요' 수에 대한 집착은 자아를 불안정하게 만들며 만족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스터는 또 인류가 새로운 보상을 탐색하는 과정을 진화의 맥락에서 풀어냈다. 그는 "인간은 항상 더 푸른 풀밭을 찾아 떠나며, 보상을 얻은 후에도 더 나은 것이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다시 탐색을 반복해왔다"며, 인간이 기회와 보상의 고리를 스스로 끊지 못하는 구조를 설명했다.
『가짜 결핍』은 인간이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다음 보상을 추구하는 이유를 탐구하며, 그것이 단순한 욕망이 아니라 진화와 뇌의 작동 방식에서 기인한 것임을 강조한다. 이스터는 이러한 통찰을 바탕으로, 과잉의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이 어떻게 삶의 균형을 되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 성찰의 실마리를 제시했다.
책은 풍요 속의 결핍이라는 역설을 날카로운 과학적 분석과 풍부한 사례로 풀어내며, 독자에게 자기 인식과 삶의 태도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