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만 루슈디, 피습 이후 3년 만에 신작 소설집 출간

"죽음, 분노, 평화, 뭄바이와 미국을 담았다"… 11월 발표될 다섯 편의 단편 수록
영국 작가 살만 루슈디 ⓒ문학동네

영국 작가 살만 루슈디가 오는 11월 신작 소설집을 출간할 예정이다. 이는 2022년 미국에서 피습당한 이후 약 3년 만에 발표하는 신작으로, 작가로서의 복귀를 알리는 작품이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출판사 랜덤하우스는 현지시간 27일 루슈디의 소설집 『더 일레븐스 아워(The Eleventh Hour)』를 오는 11월 4일 출간한다고 발표했다. 이 책은 루슈디가 살아온 인도, 영국,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다섯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랜덤하우스는 이 소설집에 대해 "인생의 열한 번째 시간에 대한 영원한 미스터리를 탐구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하며, "마법의 재능을 지닌 음악 신동, 케임브리지 대학교수의 유령,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문학 스승 등 인상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한다"고 소개했다.

루슈디는 출판사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책에 실린 세 편의 소설은 모두 지난 12개월 동안 집필한 것"이라며 "죽음, 뭄바이, 이별, 영국, 분노, 평화, 미국 등 개인적으로 의미가 컸던 주제와 장소들을 다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설정과 기법이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하나의 대화를 이루도록 구성했으며, 프롤로그 격인 세 편과 에필로그 역할을 하는 두 편이 함께 어우러져 다섯 작품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루슈디는 대표작 『한밤의 아이들』로 부커상을 세 차례 수상한 세계적인 작가다. 그러나 1988년 발표한 『악마의 시』가 이슬람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오랜 기간 살해 위협에 시달려야 했다. 결국 2022년 8월, 그는 미국 뉴욕주 셔터쿼에서 열린 야외 강연 중 무슬림 극단주의자의 공격을 받아 한쪽 눈을 실명했다.

그는 이 사건 이후 2023년, 자신의 피습 경험을 다룬 회고록 『나이프(Knife)』를 출간하며 당시의 기억을 처음으로 기록했다. 루슈디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이프』를 쓰고 싶지는 않았다"며 "소설로 돌아가려 했지만, 그것은 어리석은 시도처럼 느껴졌다. 그 사건은 내 삶에서 너무도 큰 일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소설집은 루슈디가 폭력의 트라우마를 문학으로 치유하며 작가로서 다시 일어선 첫걸음으로 평가되고 있다. 세계 각국의 독자들은 그가 어떤 이야기로 돌아올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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