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승만기념관 모금, 한국교회 분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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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이승만대통령기념관 건립 모금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모금에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재)이승만대통령기념관재단 측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모금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86억여 원이 모였으나 내심 기대를 모았던 한국교회의 참여는 아직까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정동제일교회는 기념재단에 2억여 원을 기부했다. 이 교회는 미국 감리교 아펜젤러 선교사가 설립한 한국 최초 감리교회로, 이승만 전 대통령이 출석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 교회 최재분 장로는 이승만 전 대통령과 부친과의 인연을 소개하며 “하루라도 빨리 가치 있는 기념관 건립 사업을 추진해 전국민이 사랑하고 기억하는 대통령이 됐으면 한다“라고 선뜻 큰 금액을 기부하게 된 취지를 밝혔다. 정동제일교회는 최 장로의 기부를 시작으로 교회 차원에서 이승만대통령기념관 건립에 지속적으로 동참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교회들의 기부 참여 소식은 아직 정동제일교회를 비롯한 일부에 불과하다.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인 이승만 전 대통령이 독실한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한국교회 선교와 부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이란 점에서 한국교회가 기부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민국 역사의 시발점이 된 초대 대통령의 기념관이 없다는 건 국민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마치 자식이 제 부모가 누구인지 모르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비록 집권 말년에 독재로 하야한 후 이국땅에서 생을 마감했지만 역사적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평가해야 한다는 게 뒤늦게나마 기념관 건립의 당위성이 제기된 배경이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조선 왕정 시대에 국민이 주인인 민주주의 나라를 꿈꾸며 평생 독립 운동에 투신했다. 해방 후 좌우이념 대립 속에서 공산주의에 대항하며 이룩한 시장 경제체제와 한미동맹은 자유 민주주의에 토대 위에 대한민국이 발전하는 초석이 됐다.

이런 정치적 업적 말고도 한국교회가 이승만 대통령을 특별히 기억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우선 그는 왕정시대 신분계급을 철폐하고 평등사회를 이룩하는데 앞장섰다. 척박한 땅에 선교사들이 들어와 복음 선교의 토양을 일구는데 밑거름 역할을 했다는 말이다. 그렇게 해방 후 탄생한 대한민국에서 그는 기독교 국가를 꿈꿨다.

그는 본래 유교집안에서 태어났으나 배재학당에 입학해 아펜젤러 선교사 등으로부터 영어교육과 신학문을 접하게 되면서 서구의 민주적 정치사상에 눈을 떴다. 이후 서재필이 세운 독립협회에 가담하면서 마침내 1899년에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였다. 경천애인(敬天愛人) 사상을 바탕으로 한 그의 기독교 입국론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응답인 셈이다.

3.1운동 그는 당시 조선의 독립에 대해 미온적이던 미국 윌슨 대통령과 미국교회 앞으로 다음과 같은 호소문을 보냈다.

“1919년 4월 14일 우리의 대의명분은 하나님과 인간의 법 앞에서 당당한 것이다. 우리의 목적은 우리 민족을 일본의 군국주의적 전제로부터 해방 시키는 것이며 아시아에 민주주의를 부식하는 것이다. 우리의 희망은 기독교를 보급시키는 것임으로 우리는 우리의 호소가 미국국민의 지지를 받을 만 하다고 확신하는 바이다.”

1948년 5월 10일 제헌 국회의원 총선거가 실시돼 제헌국회가 탄생했다. 제헌국회는 1948년 5월 31일 월요일 아침 10시경 중앙청 홀에서 첫 회의를 열고 198명 가운데 최고 연장자인 이승만을 임시 의장으로 추대했다. 이 때 이승만이 제헌국회 임시 의장의 자격으로 한 개회 연설은 대한민국 역사에 빛나는 자취이자 한국교회에 자긍심을 주기에 충분하다.

“대한민국 독립민주국 제1차 회의를 여기서 열게 된 것을 우리가 하나님에게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종교, 사상 무엇을 가지고 있든지 누구나 오늘을 당해가지고 사람의 힘으로만 된 것이라고 우리가 자랑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에게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는 먼저 우리가 다 성심으로 일어서서 하나님에게 우리가 감사를 드릴터인데 이윤영 의원 나오셔서 간단한 말씀으로 하나님에게 기도를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일동기립)”

이승만이 개회 기도를 부탁한 이윤영 의원은 감리교 목사로 진남포·개성·평양 등지에서 감리사를 지내다 제헌 국회의원 총선에서 서울 종로구 갑 지역구에 조선민주당 후보로 출마하여 제헌의원에 당선된 인물이다.

당시 이승만 의장의 개회사와 이윤영 목사의 제헌의회 개회기도 전문이 국회 속기록 첫 페이지에 그대로 실려 있다. 이는 대한민국이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시작됐음을 온 국민과 자유세계에 당당히 선포한 증거가 아닐 수 없다.

130여 년 전 미국 선교사들은 이 땅에 와 복음을 증거했다. 그 후 1세기만에 한국교회는 성도 수와 재정 규모면에서 세계 1위 선교국가인 미국을 추월할 수준으로 부흥 성장했다. 매머드 교회들이 즐비한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말씀을 기초로 자유대한민국의 주춧돌을 놓은 초대 대통령의 기념관을 짓는 일에 정작 미온적인 건 뭐라 설명이 안 된다.

영화배우 이영애 씨는 재단에 5천만 원을 기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숱한 악플에 시달렸다. 하지만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과도 있지만, 오늘의 자유대한민국이 우뚝 솟아 있게끔 그 초석을 단단히 다져 놓으신 분으로 생각한다. 그분 덕분에 우리 가족도 자유대한민국의 품 안에서 잘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라는 편지를 재단에 보낸 것이 화제가 되면서 모금 동참자가 증가하는 계기가 됐다. 개인도 이렇듯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데 한국교회가 언제까지 구경만하고 있을 순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