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설교학의 지속적 쟁점들에 대한 고찰

김대혁·정재웅·오필록·이광재 박사, 한국설교학회 제36회 봄정기학술대회서 발제
한국설교학회 제36회 봄정기학술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설교학회 제공

한국설교학회(회장 이승진 박사)가 지난 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소재 부곡장로교회(담임 차장현 목사)에서 ‘현대 설교학의 지속적인 쟁점들’이라는 주제로 제36회 봄정기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날 김대혁 박사(총신대)·정재웅 박사(서울신대)·오필록 박사(장신대)·이광재 박사(장신대)가 발제했다.

먼저, ‘본문과 청중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본문성과 정경성의 통합이 지니는 설교학적 함의’라는 주제로 발제한 김대혁 박사는 “성경을 해석하고 설교하기 위해 특정한 규범과 원리가 없이는 불가능하기에 원리·상황화의 과정의 필요성을 인정한다”며 “하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방법에는 언제나 인간의 편견과 한계가 있기에, 특정한 방법론을 사용할 때, 의식적으로 그 해석학·설교학적 전제와 그에 따른 책임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인간의 언어, 본문, 정경 모두가 삼위 하나님의 소통행위의 차원임을 인정한다면, 우리의 설교는 성경에 충실하여 하나님의 소통행위의 연장선이 되어야 한다”며 “이런 측면에서 성경에 충실한 설교자는 본문이 지닌 소통한 한 측면만이 아닌, 환원할 수 없는 본문 자체(text as a whole, in toto)를 하나님의 우리를 향한 총체적 소통행위로 여기며 그 소통행위의 내용, 형식, 목적의 세 가지 소통적 요소를 통합적으로 이해해서 설교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이런 본문성을 존중하는 설교자는 원리화와 상황화를 진행할 때도, 언제나 본문과 정경의 소통행위와 통합적으로 연계해서 살펴보아야 한다”며 “비록 원리화와 상황화의 과정은 설교자가 진행하지만, 결코 설교자가 주체가 되어서 본문과 정경 위에서 객체화하거나 대상화하지 않고, 언제나 자신과 믿음의 공동체가 하나님의 소통행위의 대상임을 인식되는 방법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럴 때, 설교자는 본문 세계에서 비추는 성경 세계에 참여하고, 하나님 나라와 그리스도의 복음을 경험하며, 이를 통해 본문성과 정경성의 총체적 소통행위를 설교에 반영함으로써, 결국 정경 속의 본문의 세계에 맞추어서 교회 공동체와 세상을 변화시키는 말씀의 수종자가 되어간다”고 했다.

아울러 “본문과 성경 전체의 세계를 통해서 청중의 세계를 변화시켜나가는 신앙 고백이 설교 방법론으로 구체화되고 발전되어가는 과정은 설교자 자신의 관점과 방법이 지닌 약점이나 모순을 겸손하게 받아드려야 한다”며 “텍스트에 의해서 담대하게 교정해 나가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두 번째로 ‘강해설교와 내러티브 설교의 이분법을 넘어서: 최근 북미현대설교학 동향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제한 정재웅 박사는 “강해설교와 내러티브 설교의 이분법을 극복하고 성경적 설교를 향해 동행하는 북미현대설교학의 변화는 위기 속의 한국교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한국교회의 여러 교단과 교회들은 각기 교파적 차이와 신학적 교육의 차이에 따라 교리만이 아니라 설교에 있어서도 상당한 차이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정 박사는 “물론 다양한 방식으로 설교자들이 성경본문에 접근하고 다양한 방식을 가지고 설교한다는 것은 복음의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장려할만한 것이고 바람직한 것”이라며 “그러나 안타깝게도 일부에서는 강해설교와 내러티브 설교의 양 진영으로 나뉘어 어떤 것이 더 성경적인 설교인지, 어떤 것이 더 신학적으로 더 바람직한 설교인지를 두고 소모적인 논쟁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아울러 “각자가 서로에게 배우며 성경으로부터 어떻게 살아있는 하나님의 복음을 소리를 듣고 어떻게 그것을 현실을 살아가는 청중들에게 가장 효과적이고 능력 있게 전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나아갈 때에 교회를 살리고 새 시대를 여는 새로운 설교학적 대안이 제시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했다.

(왼쪽에서 두 번째)오필록 박사가 발제를 하고 있다. ©한국설교학회 제공

다음 세 번재로 ‘성육신적 설교를 위한 제언’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오필록 박사는 “성육신적(聖肉身的) 설교 언어는 청자들에게 의미를 부여하고, 행동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며 “그리스도가 이 땅에 내려와 예언의 말씀을 삶으로 성취하고, 말씀하신 것-선포하신 것이 생활현장에서 나타나는 것을 보여줬던 것처럼, 설교는 청자들의 삶의 현장에서 나타나야 한다. 곧 설교가 육화(肉化)되는 것이 성육신적 설교”라고 했다.

이어 “성육신적 설교는 포스트모던시대의 설교와 관련된 문제들을 극복하게 한다. 그것은 이성중심주의 사고에서 비롯된 설교 방법적인 면에서, 해석학적 측면에서, 설교의 양면성에서, 그리고 새로운 설교학의 흐름에서 파생된 문제점들을 극복한다”며 “먼저는 방법적인 면에서 설교는 귀납적이나 연역적이냐의 이분법적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또 “둘째로 현상학적 해석에서 벗어나야 하고, 셋째로 설교의 양면성을 극복해야한다”며 “양면성은 치료제이면서동시에 독이라는 것처럼, 설교 언어 자체가 하나님 말씀으로써 영혼을 살리고 회복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폭력성이 있어 영혼을 학대하고 억압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마지막 넷째로 새로운 설교학에서 한계로 지적되었던 것들”이라며 “즉 개인의 경험을 중시함으로 약화되었던 공동체성과 보편성의 문제, 청중 중심에 무게를 두다보니 설교자의 권위가 사라져 버렸던 점, 청중과 공감을 위해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성서의 내용보다 세속적 이야기에 무게를 두게 된 점, 무엇보다 더 청중에게 결론을 열어놓고 보니, 율법적 순기능의 정언적 설교가 설 자리마저 잃게 된 점 등이다. 이런 요소들은 성육신적 설교를 통해 극복될 수 있다”고 했다.

마지막 네 번째로 ‘성경적 강해설교와 이미지 설교의 원리’라는 주제로 발제한 이광재 박사는 “이미지 설교의 핵심 원리는 먼저, 강해설교에서 강조하는 ‘본문중심의 원리’를 가지며, 둘째로 하나의 성경적인 개념을 중심으로 ‘개념 중심’ 설교로 진행된다”며 “셋째로 이미지설교에서 ‘대지’는 성경적인 개념을 서술하고 보충해주는 술어의 역할이며, 넷째로 하나의 메시지가 설교 전체에 흐르기에 설교가 하나의 구조적인 통일성을 가지게 된다”고 했다.

아울러 “다섯째로 이미지설교는 설교의 중심명제 즉, 핵심아이디어를 ‘이미지’로 바꾸며, 여섯째로 어떤 특정한 설교의 형식이나 방법에 국한되지 않고 본문과 설교 장르에 따라 다양하게 변할 수 있다”며 “마지막 일곱째로 이미지를 통한 말씀의 직접적인 적용을 통해 말씀이 기억되고 적용되어 삶을 주도하고 변화시키는 설교의 목적을 가진다”고 했다.

이어 이 박사는 이미지설교의 설교원리로 성경 이미지 설교, 이미지화 설교, 이미지 주도형 설교, 통(通) 이미지 설교, 실물 이미지 설교 등을 소개했고, 이미지 설교의 적용원리 4단계인 기억, 적용, 주도,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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