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의 문제 풀기 위한 정부 결단, 잘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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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기구
김진영 기자
jykim@cdaily.co.kr
한교총, ‘부활절 목회서신’ 통해 긍정 평가

과거 한교총 대표회장단 기자간담회가 진행되던 모습. (왼쪽부터) 공동대표회장 권순웅 목사,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공동대표회장 송홍도 목사. ©기독일보 DB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이하 한교총)이 2023년 부활절 목회서신을 27일 발표하면서 최근 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일본과 대화한 것을 “잘한 일”로 평가했다.

한교총은 “그리스도의 부활은 용서와 화해, 겸손과 섬김입니다”라는 제목의 이 목회서신에서 “하늘 보좌를 버리시고 이 땅에 오신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의 희생제물이 되시고, 부활하심으로 사망 권세를 이기셨다. 그리스도의 부활에는 생명과 구원의 은총이 있으며, 용서와 화해와 겸손과 섬김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했다.

이어 “2023년 극단적 분열과 불신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한국교회 모든 성도는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마 11:29)는 말씀을 따라, 먼저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빌 2:3) 여기는 십자가의 정신으로 살아가야 한다”며 “하나님을 사랑하며, 이웃과 화해하고 용서하며 사는 것이 부활을 믿는 그리스도인의 삶”이라고 했다.

또한 “부활절을 맞이하는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과 중국의 경제 패권전쟁,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진, 일본과의 관계 등 외부적 요소와 국내 정치의 심각한 대립으로 어려운 지경에 놓여 있다”며 “고환율과 고금리는 국민의 삶을 날로 힘들게 하는데, 정치권은 양분되어 대립과 갈등을 이어감으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한교총은 “이러한 시기에 우리는 대통령과 여야 정치인들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비난하고 비판하기는 쉽다. 그러나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문제를 짊어지고 그 방향키를 잡고 있는 리더”라며 ‘그러므로 내가 첫째로 권하노니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구와 기도와 도고와 감사를 하되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하라 이는 우리가 모든 경건과 단정함으로 고요하고 평안한 생활을 하려 함이라’는 디모데전서 2장 1~2절의 말씀을 인용했다.

이들은 “국가의 극심한 혼란과 분열은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극단적 분노와 정죄와 불신을 키우는 것은 악을 더욱 키워가는 일일 뿐”이라며 “우리는 악을 징치하고 선을 장려하여 모든 국민이 행복한 일상을 누리도록 보호하는 정부가 되기를 기도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정부는 일제 강제징용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일본과 대화했다. 이는 현재 대한민국과 미래세대를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고민하고 결단하여 행동하는 것은 잘한 일”이라며 “다만, 외교가 국익이 전제된 관계 발전을 위한 관리라는 점에서 국민감정을 녹여내며, 이해와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 정부에게 주어진 숙제”라고 했다.

이어 “과거 일본 제국주의는 폭압으로 수탈의 상처와 왜곡된 문화와 정신을 이식했다. 그러나 동북아의 지정학적 파고를 맞닥뜨려야 하는 우리 대한민국은 중심을 잡고 주변국을 상대해야 한다”며 “과거 침략자였던 주변국이지만 대화를 통해 공존을 모색하며 새로운 길을 열어가야 한다”고 했다.

한교총은 “지금 우리는 ‘용서하되 잊지는 말자’는 정신으로 더욱 견고해져야 한다. 이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된 넬슨 만델라가 백인들에 대한 복수심에 들끓는 흑인들을 설득할 때 한 말”이라며 “우리는 분노와 복수심만으로 주변국들을 이겨낼 수 없다. 외적으로는 대화를 통해 평화를 이루고, 내적으로는 국민통합을 바탕으로 국력을 키워가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2023년 부활절을 맞이하며, 모든 한국교회 성도는 십자가와 부활의 정신으로 중심을 잡아야 한다. 지금 우리는 자기 주장만이 옳다고 강조하는 극단적 이기주의, 생각하는 모든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다원주의와 돈을 모으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물신주의, 자신의 극단적 즐거움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투자하는 쾌락만능주의 속에 살고 있다”며 “그 안에 십자가의 희생과 용서와 사랑, 화해와 공존의 정신은 없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교회는 변치 않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중심을 잡아야 한다. 겸손과 섬김의 정신으로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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