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는 인간중심적인 종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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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교수, 제36회 창조론온라인포럼서 발제
박찬호 교수가 제36회 창조론온라인포럼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창조론온라인포럼 줌 영상 캡처

박찬호 교수(창조론온라인포럼 공동대표, 백석대 조직신학)가 지난 18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36회 창조론온라인포럼에서 ‘인간중심주의에 대한 반성’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박 교수는 “린 화이트(Lynn Townsend White, 1907~1987)는 1967년 ‘우리의 생태 위기의 역사적 뿌리’라는 논문에서 산업혁명 이후 도래한 생태계의 위기를 자연에 대한 중세 기독교 신학의 태도에서 찾고 있다”며 “그의 기본적인 주장은 이교에 대한 기독교의 승리와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 그리고 기독교는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인간중심적인 종교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또 “근대 서구 과학은 기독교 신학을 기반으로 형성되었고, 한 세기 전부터 과학과 기술의 결합을 통해 인간에게 부여된 능력은 통제가 불가능한 상태가 됐으며, 기독교는 커다란 죄책의 짐을 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자연이 인간을 섬기는 것을 제외하고는 존재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기독교적 공리를 거절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그는 “화이트 주장은 먼저, 기독교만이 아니라 기성종교 전반이 인간중심주의를 지향하고 있기에 오늘날의 생태 문제에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개진하기도 한다”며 “이에 크리스토퍼 라이트(Christopher J. H. Wright 구약신학자)는 현재의 환경 위기에 대한 주요 책임이 창 1장 28절에 뿌리를 두고 있는, 자연에 대한 도구적 견해를 가지고 있는 기독교에 있다는 생각의 원천이 1967년의 린 화이트의 논문이었음을 지적하며, 창세기의 히브리어 본문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 근거하고 있음을 제임스 바(James Barr, 1924~2006)의 논문을 인용해 주장했다”고 했다.

이어 “라이트는 인간의 지배권은 뚜렷한 수탈적 측면을 전혀 포함하고 있지 않으며, 창조에 대한 유대 기독교적 가르침은 수탈할 수 있는 면허증과는 거리가 먼 존중하고 보호할 의무를 향하고 있다고 보았다”며 “창조주와 피조물 사이의 이원성(duality)은 모든 성경적 사고와 기독교적 세계관에서 본질적이라고 주장하며, 하나님과 피조세계 사이의 구별은 모든 실재가 궁극적으로 단 하나라는 신념인 일원론(monism)과 하나님을 어떤 식으로든 우주 전체와 동일하고 모든 것이 하나님이라고 보는 신념인 범신론과는 다르다”고 했다.

그리고 “의인화(personalizing)와 인격화(personifying)를 구별해야 함을 말했고, 성경이 자연을 ‘탈신성화했다’(desacralized)는 견해는 잘못된 대중적 견해라고 주장했다”며 “자연에 대한 세속화된 견해는 성경이 말하는 자연에 대한 탈신격화가 의미하는 바와는 전적으로 다르며, 창조 세계를 성스러운 것으로 대하는 것과 신적인 것으로 대하는 것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인간이외의 자연 질서에는 어떤 성스러움이 있으며, 그러한 성스러움을 존중하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며 “하지만 어떤 모양으로든 자연을 예배하는 것은 창조주를 피조물로 바꾸는 것이기에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창조세계는 하나님을 위해 존재하지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라이트는 말한다. 그리고 창세기 1~2장에서 인간이 하나님 창조의 절정이었다고 말하는 것은 정확히 맞는 말이 아니며, 진짜 절정은 하나님이 자신이 만드신 참 좋은 창조 세계를 흡족히 누린느 상태에 들어가셨을 때, 하나님 자신의 안식과 더불어 이루어졌다고 했다”며 “창조세계가 우리를 위해 존재한다는 생각은 얼토 당치않은 자만이라며, 온 세상이 오로지 인간의 유익을 위해서만 존재하고 있다고 상상하는 것은 인간의 지배권에 대한 전적으로 잘못된 견해라고 라이트는 주장한다”고 했다.

이어 “인간중심주의는 성경적인 주장이 아니라고 라이트는 결론을 내린다”며 “그럼에도 인간의 독특성을 인정해야 한다며 첫째, 하나님은 모든 피조물 가운데 오직 사람만을 하나님 자신의 형상대로 지으셨고, 둘째로 다른 모든 피조물을 천사들(혹은 하나님)보다 약간 낮은 그리고 영광과 존귀로 관이 씌워진(시 8:5~6) 피조물인 그의 발아래 놓여 있으며, 셋째 모든 생명은 하나님께 중요하다는 일반적 원칙의 범위 내에서 하나님은 사람의 생명이 각별한 존엄성을 갖는다고 선언하신다(창 9:4~6)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라이트의 결론은 다른 피조물들이 전혀 가치가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오히려 그 말씀이 갖는 전체적인 영향력은 동물들이 하나님께 본래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에 의지하고 있고, 사람들이(다른 피조물보다) 더 가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고 했다.

그는 “창조세계를 향한 우리 인간의 적절한 입장으로 종종 제기되는 ‘청지기’ 모델에 대한 라이트의 견해를 살펴보면 일단 라이트는 청지기 모델에 대해 다소간 근본적인 성경적 진리를 포함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며 “그러나 청지기 개념은 라이트가 볼 때 두 가지 점에서 오해와 남용에 취약하고 보았다”고 했다.

이어 “먼저는 어떤 문화적 상황에서는 청지기 직이 일반적으로 오직 금전과만 관련 있다는 인상을 준다는 점이며, 둘째로 청지기라는 말이 때때로 비기독교계에서 천연 자원들을 거리낌 없이 비양심적으로 수탈하는 것에 대한 도덕적 분위기를 제공해 주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청지기라는 말은 환원주의적인 우리 과학의 지배적 정신에 대해 그리고 수탈적인 우리의 테크놀로지 정신에 대해 사실상 도전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고 했다.

또한 “라이트는 그런 의미에서 창조 명령이 지구를 지키는 청지기가 되라는 것이 아니라 다른 피조물들을 다스리라는 것이었음을 지적한다”며 “적절하고 성경적으로 인정된 우리의 모델은 왕직 모델이며, 단 왕이 자신이 다스리는 자의 종으로서 어떤 성격의 사람이 되어 무엇을 해야 했는지에 대한 온전한 성경적 가르침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조건으로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아울러 “라이트는 왕직에 대해 린지(Andrew Linzey, 작가)의 글 중 ‘섬김이 없는 주권은 있을 수 없으며, 주권이 없는 섬김도 있을 수 없다’는 말을 인용하며, 창조 세계 안에서 우리의 특별한 가치는 다른 피조물들에 대해서 갖는 특별한 가치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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