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대 학생들, 이태원 참사 추모기도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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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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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부른 신학적 판단과 정죄 삼가야”

이태원 참사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4일 오후 서울 장로회신학대학교(이하 장신대)에서 ‘이태원 참사 추모기도회’가 열렸다. 이번 추모기도회는 제40대 총학생회 등 장신대의 7개의 학생회가 공동으로 주관했고, ‘이태원 참사를 애도하는 장신대 학생들’이 주최했다.

장신대 미스바 광장에서 이태원 참사 추모기도회가 열렸다. ©이상진 기자

추모기도회는 장신대의 채플이 끝난 오후 12시경부터 한경직기념예배당에 맞닿은 미스바 광장에서 약 30분 가량 진행됐다. 광장에서는 오후 4시까지 추모글을 작성해 저녁에 이태원의 분향소에 전달했다.

기도자들과 설교자를 포함해 추모기도회의 참석자들은 “섣부른 신학적 판단과 정죄를 삼갈 것”과 “희생당한 자들과 유가족들을 위로할 것”을 호소했다.

추모기도회는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는 학생 모임의 김진성 군이 타종을 치고, 묵념하며 시작됐다. 시편 102편을 교독한 뒤 이어진 공동기도에서는 ‘키리에 이레이손’(Kyrie eleison, 주여 들어주소서)을 교창하기도 했다.

장신근 교수는 설교에서 “그들의 슬픔과 상실에 공감하고 섣부른 희망을 강요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번 사건을 신학적으로 치열하게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며 “이런 사건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각자의 소명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유가족을 위로하자”고 했다.

신대원 제31회 여학우회 회장 정혜빈 양은 ‘수고하는 구조대와 의료진을 위한 기도’에서 “가장 생생하게 참사를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접촉했기에 충격이 큰 구조대가 트라우마에와 생명을 살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제40대 총학생회 회장 강병진 군은 ‘한국교회와 기독교를 위한 기도’에서 “앞 뒤 정황도 알지 못한 채, 함부로 정죄하고 왈가왈부하였던 우리의 모습을 회개한다”고 했다.

외국인 학생 양리펑은 “타국에 건너와 가족 없이 지내야 했던 외국인 유학생들과 희생자들의 아픔과 슬픔을 위로해 주시고, 이 땅에 남아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친구가 되어 주십시오”라고 기도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모임의 김진성 군이 기도회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이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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