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작가들의 말말말>

도서 「오늘을 위한 고린도전서」

따라서 이 편지를 읽는 우리의 관심은 그저 시시비비를 가리는 올바른 교훈만은 아니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의 굴곡진 족적을 더듬으며 그 ‘골치 아픈’ 삶 속에 역사한 복음의 움직임을 확인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성경적 ‘추체험’(追體驗)을 통해 오늘 우리의 삶 속에 뻗어 있는 복음의 길을 찾아내고자 한다. 이 편지가 오늘날 우리를 위한 말씀인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한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역사하심 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은 그런 공동체적 탐색의 전통에 참여하고자 하는 나 나름의 시도다. 반면 구원에 이르게 하는 진정한 믿음은 예수님을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하나님을 바라본다. 곧 하나님이 “죽은 자를 살리시며, 존재하지 않는 것을 불러 존재하게 하시는” 분임을 믿는 과감한 신앙이다(롬 4:17-25; 10:9-10; 참고. 히 11:11-12, 17-19). 이런 믿음의 반대말은 자신의 도덕적 성과에 대한 의존이 아니다.

권연경 – 오늘을 위한 고린도전서

도서 「엄마 먼저」

저는 내비게이션도 없이 차를 몰고 나간 운전자처럼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엄마가 되었고, 너무 자주 좌충우돌하면서 양육 초기를 보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와 비슷한 모습으로 삐뚤빼뚤 어렵게 그 시기를 통과하는 엄마들을 향한 하나님 마음이 어떨지 자주 생각합니다. 우선 이 책을 통해 그 엄마들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와 달리 좋은 엄마가 되는 길이 무엇인지를 양육 초기부터 배우고 적용해서, 엄청나게 어려우면서도 즐거운 이 길을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를 처음부터 알고 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무엇을 기초로 놓을지는 선택의 문제입니다. 이 세상은 자녀를 잘 키우려면 꼭 알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들로 가득합니다. 마치 그것만 있으면 아이를 훌륭한 사람으로 기를 수 있다고 믿게 만드는 그런 것들 말입니다. 정말 그런 것 같고, 귀가 솔깃해지지요. 이런 세상에 살면서 엄마가 해야 하는 첫 번째 훈련은 기초를 무엇으로 삼을지 결정하고, 계속해서 그것을 기초로 삼는 것입니다.

신소영 - 엄마 먼저

도서 「지구정치신학」

기후변화와 생태위기는 왜 더는 진전하지 않을까? 이 문제는 우리에게 쉬운 해법을 제시하지 않는다. 그런데 모두가 기후변화와 생태위기를 타개하기에는 ‘이것이’ 대안이라며 확신에 차서 앞장서고 있지 않은가? 그것이 바로 문제의 일부이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실재의 복잡성을 쉽지 않게, 다시 말해 어렵게 이해하는 일이다. 인간은 지구의 지배자가 아니다. 빙하가 녹고, 물이 불어나고, 가뭄이 퍼지는 이 모든 상황 속에서 지구는 인간의 지배를 용납하지 않고 있다. 지구적 위기들은 곧 인간과 비인간 모두가 함께 얽힌 존재라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오늘 우리의 정치가 유념해야 하는 것은 바로 그 어떤 것도 존재의 얽힘으로부터 예외되거나 열외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후변화와 생태위기 시대 우리의 정치는 이 ‘얽힘’을 정치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캐서린 켈러(저자), 박얼준(옮긴이) - 지구정치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