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측 7개 신대원 입학정원 ‘3년 간 12% 감축안’ 청원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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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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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예장 통합 신학교육부 7개신학대학교구조조정위원회 공청회 개최
제106회기 총회 신학교육부 총회 산하 7개 신학대학교 구조조정 공청회가 열리는 모습. ©노형구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총회장 류영모 목사) 제106회기 신학교육부가 총회 산하 7개 신학대학교 구조조정 공청회를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개최했다.

신학교육부는 이날 회의를 열고 앞서 개최한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참조해, ‘7개 신학대학교 구조조정을 위한 원칙 및 시행방향’을 확정했다. 그리고 오는 20일부터 2박 3일 간 창원 양곡교회(담임 지용수 목사)에서 열릴 예정인 제107회 교단 총회에 청원할 예정이다.

신학교육부 7개신학대학교구조조정위원회 위원장 이정화 목사는 공청회 이후 열린 회의에서 결정된 향후 청원 내용에 대해 “각 7개 신학대학원의 입학정원을 매년 4%, 향후 3년에 걸쳐 총 12% 정도를 감축하기로 했다”며 “그래서 가령 장신대 신대원에 몰렸던 입학생을 각 지방신학교 신대원으로 분산하는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평가위원회를 둬 각 7개 신학대학원에 대한 평가 실시도 포함시켰다고 한다.

이날 공청회에 앞서 발제한 총회 신학교육부 서기 신영균 목사에 따르면, 저출산 현상·학령인구 감소 등에 따라 산하 7개 신학대학원들이 입학 정원을 충당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학교 운영에 따른 재정 부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총회 산하 7개 신학대학원 신입생 규모(신학과 한정)는 2020년엔 장신대·서울장신대를 제외한 모든 신학교들이 입학생 미달 사태를 겪었다. 2021년에는 장신대는·서울장신대·한일장신대만이 입학정원을 충원하는데 성공했다.

아울러 현재 신학대학원 졸업생의 과잉 배출 현상은 지속되고 있지만, 이를 흡수할 교회 숫자는 한정돼 있다. 이에 무임목사의 증가와 더불어 목회자 청빙 시 경쟁이 심화되면서 신대원 졸업자들의 탈목회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현상들을 타개하고자 예장 통합은 7개신학대학교구조조정위원회를 설치했다.

제106회기 총회 신학교육부 총회 산하 7개 신학대학교 구조조정 공청회 자료집 59p ©노형구 기자

신 목사는 “106회기 총회 산하 7개 신학대학교 구조조정안 연구와 내용을 마련하기 위해 7개 신학대학원에 대한 정확한 평가지표 마련이 필요하다”며 ▲학교발전기금 증감 ▲학생 충원율 ▲학교재정의 충당정도 ▲교수 및 직원 인건비의 예상 비율 ▲목사고시 합격률 ▲전임사역자의 배출 정도 등 평가지표 10개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공청회에선 참석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영남신대 이사장 서원수 목사는 “현재 신학대학교에 대한 구조조정은 이미 교육부가 ‘재정지원 선정대학’이라는 이름으로 매우 타이트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여기서 탈락한 신학교들은 교육부로부터 학생에 지급하는 국가장학금 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 방법이 있다면 총회 산하 각 지역교회들이 지역 신학대학원에 대한 재정지원에 나서주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강서노회 소속 전만영 목사는 “교육부의 구조조정과 우리 교단의 구조조정의 방향성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며 “평양신학교 정신을 견지한 하나님의 일꾼을 기르기 위해, 교회·노회·총회가 머리를 맞대어 방안을 마련해야지, 섣불리 교육부의 구조조정 방식을 따라가면 안 된다”고 했다.

한일장신대 채은하 총장은 “신학대학원에서 배출되는 졸업생을 흡수할 교회 부족 등 목회자 수급 문제가 회자되는데, 사실상 서울·수도권을 제외하면 지방교회는 교육전도사를 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라고 했다.

채 총장은 “우리 교단이 신학대학원 통폐합보단 신학대학원 재학생들을 위해 재정 지원에 전폭 나서 교회 지도자를 키워내자”며 “각 노회들이 생활보조금 지원 등 통합 기금을 마련하고, 7개 신학대학원마다 들어오는 발전기금을 하나로 통합한 ‘장학금 기금 제도’로 20-30대 신대원 입학생에 대해서 학비 100%를 지원하는 장학금 제도를 신설하자”고 했다.

서울장신대 황해국 총장은 “총회 산하 각 신학교는 학부와 신학대학원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는데, 교육부의 획일적 평가 기준에 따라 신대원 평가는 미달로 나오는 경우도 많다. 이로 인해 교육부의 감사에서 약점을 잡히기도 한다”며 “총회가 오히려 각 신학대학교들의 특성을 살리도록 돕는다면 정부의 압박에도 수월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총회 신학교육부 실행위원 한민희 목사는 “7개 신학교 신대원만큼은 하나로 통합해 교단 신학의 정체성을 공고히 유지해야 한다. 이를 통해 목회자 수급문제 해결과 함께 한국교회도 살아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각 7개 신학대학교의 학부제는 교육부 주관이기에 손을 댈 수 없기에 그대로 두되, 신학대학원은 총회 직영으로 운영할 수 있다”며 “예장 통합 산하 69개 노회를 7개로 나눠 각 7개 신학대학원에 대한 재정지원에 나서, 신대원 1개당 매년 2년 씩 지원하자. 그렇게 해도 학교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엔 폐교를 고려하자. 신대원은 궁극적으로 하나여야 목회자 수급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서울강서노회 소속 전만영 목사는 “총회, 교수, 학생 모두가 상생하고 협력해 한국교회 목회자 수급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을 견지해야 한다”며 “특정 학교를 폐교하는 방향의 통폐합은 도움이 안 된다. 그래서 먼저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은 쓰지 말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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