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기후위기 극복 위해 탄소중립 실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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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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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탄소중립 로드맵 준비위’, 24일 기자회견 개최
‘한국교회 탄소배출 감축 중장기 이행목표’를 알리는 기자회견이 열리는 모습. ©노형구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이하 총무 이홍정 목사) 생명문화위원회(위원장 안홍택 목사), 기독교환경운동연대(사무총장 이진형 목사),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본부 선교국,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생태공동체운동본부, 예장 통합 사회봉사부가 참여하는 ‘한국교회 탄소중립 로드맵 준비위원회’가 24일 오전 서울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한국교회 탄소배출 감축 중장기 이행목표-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발표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한국교회의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주요 이행 방안을 직접 배출과 간접 배출로 나눠 ▲에너지 사용 절감 ▲에너지 사용 전력화 ▲에너지 사용 효율화를 추구한다. 통상 탄소를 직접 배출하는 분야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석유·가스·화목 보일러 등 냉난방기기나 가스레인지·화덕 등 주방기기 같은 제품이고, 탄소를 간접 배출하는 분야는 전기·열 등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실내조명·컴퓨터·복사기·전기 히터·청소기 등의 제품이 있다.

먼저 한국교회에 현 대비 탄소 배출량 목표를 2030년까지 50%, 2040년까지 100% 줄이는 것을 제시했다. 이어 2050년까지 이러한 감축 목표치를 지속하고 동시에 재생에너지 확보를 늘려 상쇄된 전력량을 보충한다는 계획이다. 전기, 열 등을 이용해 탄소를 간접 배출하는 분야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자 태양광, 풍력, 바이오, 태양열, 지열 등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방침이다. 그래서 재생에너지 생산율을 2030년까지 전체 사용 에너지의 30%, 2040년까지 40%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주최 측은 한국교회가 보유하고 있는 승합차·에어컨 등 화석연료나 탄소배출 연료 사용 난방 혹은 이동수단을 2025년 이후 새로 구매하는 것을 중단하고 전기를 이용한 난방이나 취사 기기로 교체하는 것 등도 제안했다. 예배당·교육관 등 교회 부속 건물을 그린 리모델링이나 제로 에너지 건축 진행 등을 진행해 에너지 사용의 효율화도 꾀하도록 했다.

이 대목에서 주최 측은 대부분 임대 건물을 사용하는 도시 교회 특성상 재생에너지 생산을 위한 부지나 일조량 확보가 어려운 탓에, 이보다 재생에너지 생산이 용이한 농어촌교회로부터 재생에너지 생산-구매 협약을 체결하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여기서 발생한 수익은 농어촌교회의 그린 리모델링을 위한 건축 예산 확보에 일조한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더불어 한국교회를 상대로 한국교회 생태정의아카데미, 기후정의학교와의 협력을 통해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교육도 진행한다. 주최 측은 위 로드맵을 현재 녹색교회로 선정된 103개 교회부터 실행하도록 독려한 후 한국교회 전체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기장, 기감, 예장 통합 등 주요 교단들도 탄소중립을 위한 위원회를 설치해, 개 교회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사무총장 김상엽 목사는 “국가에너지 통계에 따르면, 종교시설이 우리나라 전체 건물 중 0.4%에 불과하지만 단위면적당 탄소배출량은 공장 시설과 비등했고, 전체 건물 대비 1.8배에 달했다”고 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이진형 목사는 “정부와 지자체의 그린에너지 지원 사업에 교회가 비영리단체로 분류돼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없다”며 “교회의 재생에너지 사용 전환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의 조속한 제도 개선을 촉구한다”고 했다.

NCCK 총무 이홍정 목사는 “편리함을 대가로 자연 생태계를 파괴한 결과 경제성장 이면엔 기후위기라는 결과에 직면했다”며 “한국교회는 참회하는 마음으로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중장기 이행목표를 이행해야 한다”고 했다.

NCCK 생명문화위원회 위원장 안홍택 목사는 “한국교회의 탄소중립 선언에 이어 구체적인 실천을 위한 로드맵을 구축했다”며 “한국교회가 자연생태계 회복에 일조하는데 이 로드맵이 도움 되길 바란다” 고 했다.

기감 환경선교위원회 위원 신석현 목사는 “한국교회는 시대마다 주어진 사명을 성실히 실천해왔다”며 “이 시대 한국교회에 주어진 시대적 사명은 탄소중립을 지켜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것으로, 정부 지자체 교회가 탄소배출량 감소를 통해 기후위기를 극복하는데 서로 협력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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