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중 운동가’ 조셉 젠 홍콩 추기경, 다음달 공판기일 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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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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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젠 추기경. ©유튜브
올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금됐다 풀려난 조셉 젠 홍콩 추기경의 첫 공판일이 다음 달로 예정됐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15일(이하 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 브루클린 카톨릭 교구 신문 ‘더 태블릿’은 홍콩 자유언론(HKFP)을 인용, 아다 임 홍콩 치안판사가 젠 추기경의 공판일을 다음달 19일부터 23일로 정했다고 보도했다.

90세 고령인 젠 주교는 오랫동안 중국의 인권 탄압을 비판해왔다. 지난 5월 그는 외세와 결탁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그날 밤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에 바티칸과 국제 인권 단체들은 그의 체포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과거 젠 주교가 민주화 기금 지원 단체인 ‘612 인도주의구호기금’에서 활동한 경력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이 단체는 2021년에 해산되어 활동이 끝난 상태다.

다음 달 공판은 이 단체가 ‘홍콩 사회 조례’의 적용 대상인지, 젠 주교 등 피고 5명이 단체 내에서 권위 있는 지위였는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태블릿은 5명의 피고인 모두 무죄를 주장했으며, 부적절한 등록 사유로 유죄가 확정될 시 개인당 1300불의 벌금이 부과될 것이라 전망했다. 또 가톨릭 뉴스서비스(CNS)는 젠 추기경이 종신형이 부과되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것은 아니라고 보도했다.

젠 추기경은 약 70년 전 공산주의자들이 중국을 점령하자, 상하이를 떠나 홍콩으로 건너갔다. 1997년 중국은 영국이 홍콩을 이양할 당시 홍콩의 자치권을 허용하는 ‘일국양제’ 협정에 동의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은 2019년 홍콩 구의회 선거에서 민주 진영이 승리를 거두자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해 2020년 7월 1일부터 시행했다.

이 법은 국가 분열, 국가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를 중범죄로 규정하고 있고, 위반 시 최고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미국에 본부를 둔 기독교 인권 단체 ‘차이나에이드’(China Aid)는 이 법이 “국가 안보와 관련지은 사건에서 홍콩 사법 체계보다 중국을 우위에 둔다. 이는 사건을 맡는 판사가 반드시 베이징의 승인을 받아야 함을 의미한다”며 “홍콩 주민들도 이제 중국으로 끌려가 정부에 서약하는 법정에 서게 됐다”고 우려했다.

앞서 젠 추기경은 2018년 9월 교황청이 중국 정부와 맺은 주교 임명 협정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높여 왔다. 이 2년 기한의 합의안은 2018년에 처음 시작되어 2020년 10월에 시효가 연장됐다.

협정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교황을 세계 가톨릭교회의 최고 지도자로 인정하는 대가로, 교황청은 중국 당국이 자체 임명한 주교를 승인해야 한다. 이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중국이 교황청 승인 없이 임명한 7명의 주교들의 합법성을 인정한 바 있다.

지난 6월 29일 성공회 신부이자 영국 하원의원인 조나단 아이켄은 중국의 국가보안법이 홍콩의 종교 자유를 억압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이켄 의원은 이날 영국 런던의 내셔널 클럽에서 열린 홍콩반환 25주년 연설에서 “홍콩에서 종교적 자유를 위한 하늘이 어두워지고 있다”며 “홍콩의 종교 자유가 시진핑 정권을 위시한 파괴 세력의 다음 공격 대상이라는 불길한 조짐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