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칼럼] ‘사랑’을 부정적으로 보는 불교의 기독교에 대한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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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기자
jykim@cdaily.co.kr

불교에서 ‘사랑’은 부정적 의미로 쓰인다? 기독교인들에겐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말처럼 들리지만, 손승호 고신총회세계선교회(KPM) 훈련원장(전 태국선교사)에 의하면 그렇다.

IBF(Indian Bowl Forum)는 8일 손 원장의 글 ‘불교의 특징과 선교 전략 12가지’를 소개했는데, 손 원장은 그 중 7번 ‘불교의 자비와 기독교 사랑의 차이점’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불교는 자비(慈悲)의 종교이며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라고 말한다. 불교에서는 불쌍히 여기는 것을 자비라고 말하고, 애착과 애욕을 뜻할 때 부정적인 의미로 사랑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손 원장은 “사랑이란 불교에서 일종의 욕망이며, 번뇌에 지나지 않는 부정적 의미로 쓰인다. 법구경에는 ‘사랑으로부터 근심이 나오며, 사랑으로부터 두려움이 나온다. 사랑을 멀리하는 사람에게는 근심이 없으며 두려움도 또한 없다’고 가르친다”고 했다.

이어 “불교에서는 사랑을 집착하는 마음으로 보기 때문에 사랑을 멀리 하는 것을 이상적으로 본다”면서 “그래서 불교도들은 기독교를 사랑에 집착한 채 아직도 해탈에 이르지 못한 저급한 종교쯤으로 오해한다”고 했다.

손 원장의 말을 종합하면 불교는 ‘사랑’이라는 단어를 ‘애욕’ ‘욕망’ ‘집착’이라는 단어와 동의어로 사용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기독교에서 사용되는 ‘사랑’이 그런 단어들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은 자명하다.

즉, 같은 ‘사랑’이라는 단어를 쓰지만 불교와 기독교가 서로 다른 의미로 그것을 이해하고 있는 셈이다.

‘애욕’ ‘욕망’ ‘집착’… 모두 소유와 관계된 말들이다. 다시 말해 불교는 이런 마음을 기독교의 ‘사랑’으로 이해했다는 것인데, 손 원장의 말대로 ‘오해’일 뿐이다. 기독교의 사랑은 소유와는 정 반대인 ‘내어 줌’의 마음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그의 생명을 내어 주셨듯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