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를 남북한처럼 분단국가로 만들 속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화상을 통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연설을 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G7 정상에게 러시아와의 무역을 완전히 금지하고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무기를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상 캡처

러시아가 이제 우크라이나를 '남북한과 같은' 분단국가로 만들려고 한다고 27일 우크라이나 군 정보통이 말했다.

우크라 국방부의 정보국장인 키릴 부다노프 준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군작전 초점을 남부와 동부 방면으로 변경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를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와 점령되지 않은 영토로 이분하는 그런 상황으로 끌고가려 한다"고 지적했다.

정보국장은 "실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안에 남한과 북한을 만들어내려는 속셈"이라고 설명한 뒤 "우리는 이를 막기 위해 러시아 점령 지역에서 비정규 게릴라전을 치열하게 펼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전부터 러시아군의 군사시설 및 도시 민간 거주지 공격이 영토 동반부에 집중되자 러시아가 드네프르강을 기준으로 동쪽을 완전 점령해 우크라를 양분시키려 한다는 추측이 돌았다.

드네프르강이 가로지르는 북부의 수도 키이우는 대통령궁 등이 강 서안에 있고 수도 공략을 위해 남진한 러시아군이 주로 북서쪽 교외에 배치되어 있다. 그러나 키이우를 제외하면 러시아군의 공격은 드네프르강 동쪽에 포커스가 맞춰져 남부 해안에서 동부 접경지까지 쭉 연결된 모습이다.

현재 드네프르 강 동안과 동부 접경지 사이의 중간지대가 아직 러시아군 공격을 받지 않고 있다. 우크라군 정보 당국은 러시아군이 키이우 쪽 북부 방면에서 방향을 돌려 이 빈곳을 집중 공략해 드네프르 강의 동쪽을 모두 장악하려 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강 서쪽의 나머지 영토와 분단된 독립된 나라를 세우려 한다고 본다.

우크라이나는 전체 면적이 남한의 6배인 60만 ㎢이며 러시아에서 벨라루스를 거쳐 흑해로 빠지는 드네프르강을 기준으로 동서로 나눌 때 서쪽이 35만 ㎢로 러시아와 가까운 동쪽보다 넓다. 그러나 키이우 중심부가 강 서안에 있지만 강 동쪽의 러시아 접경지역에 제2도시 하르키우를 비롯 수미, 체르니히우, 이지움이 있고 분리독립을 선언한 루한스크와 도네츠크도 포함된다.

러시아군은 크름반도 바로 위 서쪽의 미콜라이우, 헤르손에서 멜리토폴 그리고 마리우폴로 이어지는 남동부 해안을 이 동부 접경지역과 함께 무차별 포격하고 있다.

이 미콜라이우-헤르손-마리우폴-도네츠크-루한스크-이지움-수미-하르키우-체르니히우의 남동부는 지금 러시아군이 거의 빈틈없이 공격하고 있다. 그 니은자 모습의 길이가 1000㎞에 이른다. 비록 점령한 도시가 헤르손 하나뿐이지만 면적으로는 10만㎢가 훨씬 넘는 큰 땅을 통제하고 있는 것이다.

우크라 정보통은 러시아군이 여기에 드네프르강 동쪽의 중간지역 15만㎢를 더해서 함락시켜 동반부 분단국가를 세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시스

#우크라이나 #러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