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 벌쏘임 사고 ‘경보’로 격상

사회
복지·인권
서다은 기자
smw@cdaily.co.kr
5년간 벌 쏘임 사고로 44명 숨져
벌 쏘임 예방 및 대처요령 ©국립수목원

 

소방청은 벌 쏘임 사고 급증에 따라 지난 7일 벌 쏘임 사고 '경보'를 발령했다. 7월 30일 '주의보' 발령에 이어 단계를 상향한 것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벌 쏘임 사고로 전국에서 하루 평균 80건씩 119가 구급 출동했다. 지난달 하루 평균 40건보다 100% 급증했다.

지난 5년간 44명이 벌 쏘임으로 숨졌다. 올해도 지난 6일까지 6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망 사고 발생은 9월이 18명(40.9%)으로 가장 많았다. 벌초 또는 여가활동 중 벌에 쏘여 숨진 사람은 22명으로 50%를 차지했다.

배덕곤 소방청 119구조구급국장은 "이번 경보 발령과 함께 전국 소방관서에서도 벌 쏘임 사고 대비 태세를 강화했다"며 "벌초 등 야외활동 시 벌 쏘임 사고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행정안전부도 최근 벌 쏘임 사고 예방을 위한 주의 사항을 전파하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벌 중에서도 한 마리가 여러 번 침을 쏠 수 있는 말벌이 매우 위험하다. 산행이나 벌초·성묘 등 야외활동 때 땅속이나 나뭇가지 사이로 말벌이 자주 들락거리면 가까운 곳에 벌집이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특히 벌초 시에는 묘지 주변으로 벌집이 있는지 5~10분 정도 주변을 조심히 돌면서 확인하고 작업해야 한다. 벌집을 발견하면 섣불리 제거하려 하지 말고 119나 전문가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말벌을 발견하면 벌을 자극하는 큰 움직임은 삼가고 고개를 숙인 후 그 자리를 천천히 벗어나야 한다. 실수로 벌집 등을 건드려 벌이 달려들면 몇 차례 쏘이더라도 무조건 그 자리를 벗어나 20m 정도 떨어진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이때 놀라서 땅에 엎드리고 웅크리면 더욱 많이 공격받기 쉬우니 머리 부분을 보호하며 신속히 그 자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벌 쏘임 예방 및 대처요령 ©국립수목원
말벌은 곰과 같은 천적을 떠올리는 짙고 어두운색에 공격성을 나타낸다. 이에 따라 야외활동 시 흰색·노란색 등 밝은 계열의 색상과 팔과 다리 등 피부를 가리는 옷, 챙 넓은 모자를 착용하는 게 좋다. 향이 강한 향수, 샴푸, 화장품 향기는 꽃에서 나는 향과 비슷한 경우가 많아 벌을 유인하기 쉬워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알코올 발효성 음료나 탄산음료도 벌을 유인할 수 있어 야외에서는 가급적 물을 마시는 게 좋다.

말벌에 쏘였을 때는 쏘인 부위를 깨끗한 물로 씻고 얼음 주머니 등으로 차갑게 해야 한다. 과민반응이 있으면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

고광완 행정안전부 예방안전정책관은 "무더위가 지나고 벌의 활동이 왕성해지면서 벌 쏘임 사고 위험도 커지고 있다"며 "추석을 앞두고 벌초를 하거나 성묘 등으로 산에 갈 때 주변을 잘 살펴 말벌에 쏘이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산림 말벌과 가을 곤충 특별전'을 진행 중이다. 국립수목원 난대온실 1층에서 26일까지 연다. 국립수목원은 전시회를 통하여 말벌을 이해하고 벌 쏘임 사고에 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가을에 주위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곤충을 직접 보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