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Metaverse) 시대의 다음세대와 교회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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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범 목사 ©고상범 목사 페이스북

한국교회에 갑자기 ‘메타버스’가 유행이 되고 있다. 최근 뉴스와 유튜브에도 ‘메타버스’라는 생소한 단어와 영상을 보기도 한다. 우리는 이미 메타버스 세상 속에 살고 있다. 피할 수 없는 세상이 오고 말았다. ‘피 할 수 없다면 즐겨라’고 했고, ‘아는 것만큼 보인다’는 말도 있다. 즐기다 보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일 테고, 보이면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알게 될 것이다.

‘메타버스’(Metaverse)는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 세계를 의미한다. 최근 메타버스 붐이 일어난 원인은 코로나19로 인해 집콕 생활을 하다보니 언택트(Untact, 비대면) 시대가 왔고, 이는 곧 ‘메타버스’ 등으로 현실 세계를 대체하는 온택트(Ontact, 온라인 대면) 시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사실 ‘메타버스’는 최근에 많이 알려졌지만 이미 예전부터 존재해 왔었다. 우리가 예전에 사용해 왔던 싸이월드가 대표적인 예다. 지금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ZOOM 등도 어떻게 보면 메타버스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메타버스’는 마케팅 용어라고 할수 있다. 유튜브에 보면 메타버스와 관련된 영상 대부분이 투자정보와 관련된 것이라고 볼수 있다. 과거 인터넷이 없었을 때는 가족, 친구, 동료가 나의 가장 중요한 인맥이고 소통하지만 지금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틱톡을 통해 세계 여러나라 사람들과 인맥을 쌓고 소통하고 있다.

사람들은 메타버스 안에서 내가 원하는 사람을 만나고, 건물도 짓고, 아이템을 구매하며, 유명인의 공연을 보고 만난다. 또 아바타를 통해 친구를 만나고 놀이, 업무, 소비, 소통 등을 하는 가상 세계다. 최근에는 비대면 문화가 본격화되면서 메타버스가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가상의 공간에서 콘서트가 열리고, 신입생 환영회와 졸업식, 기업 설명회가 열리고, 각종 마케팅이 펼쳐진다.

교회학교에서도 메타버스 여름성경학교, 수련회를 진행하는 교회도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일부 사역 단체들은 유튜브 실시간 방송과 줌(ZOOM) 사용을 넘어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하기도 했다.

메타버스의 대표적인 사례

네이버 자회사 제트에서 만든 SNS 플랫폼 ‘제페토(ZEPETO)’와 미국의 ‘로블록스(Roblox)’다.

1. ‘제페토’는 국내 대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가상세계에서 아바타를 만들어 놀이동산을 꾸미고, 소통하며 거기서 만나는 사람과 채팅하는 Z세대의 놀이터다. 제페토는 출시 1년 만에 1억 3000만 명 가입을 돌파했으며, 작년 9월 제페토에서 열린 블랙핑크 가상 팬사인회는 4600만 명 이상의 이용자가 참여했다.

2. ‘로블록스’는 미국의 게임 플랫폼이자 ‘메타버스’의 대표격인 회사. 2004년 설립된 이 회사는 ‘미국 초딩의 놀이터’로 불린다. 미국의 16세 미만 청소년의 55%가 로블록스에 가입하고 있다. 이들은 레고 모양의 아바타를 이용해 가상세계 내에서 스스로 게임을 만들거나 다른 사람이 만든 게임을 즐긴다.

‘로블록스’는 로블록스 안에선 이용자가 원하는 대로 자신의 캐릭터를 꾸민 뒤 친구들과 게임을 하거나, 몬스터를 사냥하는 등 현실에서 하는 대부분의 일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아이들은 ‘메타버스’를 왜 하는가?

1. 인터넷 공간에서 나와 취향이 맞는 사람들끼리 소통하기 때문이고

2. 현실보다 나은, 가상공간에서 나이, 성별, 직업등 차별이 없는 공간이다.

3. 메타버스 안에서 내가 원하는 세계를 건설 할 수 있으며, 아이템구매, 유명인 만남, BTS 등 유명 가수들의 콘서트 관람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메타버스’ 안에서는 외톨이가 되기도 쉽지 않다.

메타버스는 내가 원하는 세계를 만들고, 내가 원하는 나를 만들고, 내가 원하는 사람을 만나는 공간이다.

메타버스의 핵심 키워드

1. “소통”(Communication)이다. 현실세계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속에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소통한다.

2. “경험”(Experience)이다. 최신 트렌드에 민감한 이 세대는 단순한 소비보다 직접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3. “연결”(Connect)이다. 코로나19는 단절된 환경속에서 인간과 인간사이의 연결이 가속화되었다. 디지털 기술의 급격한 발전로 모든 세상이 온라인으로 연결되는 ‘초연결 사회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기, 기기와 기기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회이다.

메타버스의 긍정적인 효과

1. 가상공간은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있는 현재 그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대면예배가 제한되고 비대면 상황에서 가상공간은 대안이 될 수도 있다.

2. 가상공간은 예배나 분반모임, 성경공부, 회의가 가능하다. 사용자는 스마트폰이나 PC로 접속해 영상이나 채팅으로 만나 소통할 수 있다.

3. 메타버스를 잘 활용하면 다음세대들이 이스라엘에 가지 않아도, 성지순례를 할수 있고, 바울의 선교여행을 체험하거나 성경 속의 현장을 직접 둘러 볼수 있다.

4. 메타버스 플랫폼은 복음을 전하는 또 다른 도구가 될 수 있다.

5. 메타버스의 세상은 점점 확장되면서 전 세계가 하나로 이어지는 순간이 올 것이다.

메타버스의 문제점

메타버스는 가짜세상이다. 이 안에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내 자신이 중독이 되며 전문가는 심지어 ‘메타페인’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

미션파트너스 한철호 선교사는 메타버스를 주제로 한 칼럼에서 “오늘날 초고속으로 발전하는 과학의 영향으로 실재와 가상이 혼합되면 하나님을 인식하고 신앙을 구현해 가는 방식이 전혀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일장신대학교 명예총장 정장복 교수는 “예수께서 말씀이 육신이 되어 이 땅에 오셨던 ‘실체성’으로 지금까지 지속되어 온 기독교의 진리가 가상현실로 대체될 수 있을까”라고 물음을 던지며 “메타버스나 온라인이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의 활용 가치는 있지만 거기에 현실과 똑같은 가치를 부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교회학교에 있어서 메타버스

1. 메타버스는 현실세계가 아닌 가상세계이다. 다음세대들이 현실과 가상을 구분할 수 없다보니 자기 자신은 감추고 활동한다. 그러다보면 사이버 범죄 위험에 무방비하게 노출될 수 있고, 악용될 소지가 있다.

2. 메타버스 사역은 결국 가상공간에서 만나는 온라인 사역이다. 다음세대와의 진정한 소통은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으로 직접 만남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3. 메타버스도 한계가 있다. 다음세대에 관심을 갖게 하려면 교회학교 프로그램에 적용할 때 효과를 낼 수 있는데 과연 중소형교회에서 실현가능할지 의문이다.

4. 메타버스를 교회학교에 적용하게 되면 교회에 나가지 않아도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아바타인 내가 가상 교회학교에서 목사님과 선생님, 친구를 만나게 되고 심방도 할 것이다. 메타버스에 익숙해지면 코로나가 끝나도 우리 다음세대들이 다시 교회로 오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5. 정체성 혼돈이 올 수 있다. 우리는 현실에서나 가상공간에서도 하나님의 백성이고, 그리스도인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존귀한 존재라는 정체성을 강조해야 한다.

6. 메타버스는 교회학교 사역과 MZ세대에게 있어서 필요할 때가 있기는 하나 현재로서는 대체하기 쉽지 않다. 특히 예배는 가상현실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메타버스(Metaverse)를 타기 전에 바이블버스(Bibleverse)를 타라

1. 바이블버스(Bibleverse)는 Bible과 Universe의 합성어다.

일부 교회학교에서는 어떻게 하면 예배를 지루하게 하지 않을까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성경을 가르치기보다는 재미있게 해주는 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그래서 시대에 맞는 예배를 연구하고 있다. 팬데믹 코로나 시대에 예배도 ‘메타버스’ 예배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다 보면 말씀이 축소될 수도 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가 변해도 말씀은 변하지 않는다.

2. 교회학교는 메타버스를 어떻게 사역의 장으로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우리 교회에 맞는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3. 가능하면 담당교역자나 교사는 메타버스 안에서만 다음세대를 만나는 방법을 연구하기 보다는 직접 만나서 소통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4. 교회학교에 있어서 메타버스는 다음세대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하나의 수단이 되어야하며,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다.

5. 앞으로 메타버스에 대한 신학적인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분별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은 메타버스 시대에 살고 있다. 하나님의 선하심과 기뻐하심이 어디에 있는지, 온전하신 뜻은 또 무엇인지, 분별하면서 살아야 겠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

고상범 목사(주일학교사역자의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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