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버드대 신대원 교수 “사임 이유는 ‘영적 부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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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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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넬 웨스트 전 하버드대 교수. ©http://www.cornelwest.com/

미국의 저명한 학자이자 아프리카계 지식인인 코넬 웨스트(Cornel West) 하버드대 신학대학원 교수가 하버드의 ‘영적 부패’를 이유로 사임의사를 밝혔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보도했다.

그는 13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공식 트위터에 사직서 사본을 공개했으며 좋아요 7만개를 받고 1만3천번 리트윗된 것으로 알려졌다.

웨스트 교수는 “이것은 하버드 학장에게 보내는 나의 솔직한 사직서다. 하버드는 친시장적으로 타락했으며 영적으로 부패했다”면서 “모교인 하버드 신학대학원이 이렇게 쇠락하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얼마나 슬픈가? 산재한 교과과정의 혼란, 재능 있는 교수진에 대한 실망, 소중한 학생들의 방황 등으로 인한 상실감이 크다”고 밝혔다.

웨스트는 보이콧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하버드에는 훌륭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우리는 그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내가 (하버드에서) 너무 많은 위선과 부정직을 받아들일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버드는 피부색과 성별이 다른 다양한 이들을 행정부 고위직에 앉히는 면에 있어서 실제로 매우 잘해 왔다. 그러나 아직 교수진들의 경우, 현장에서 바뀌지 않고 있다”고 했다.

웨스트는 과거 하버드대학교 종신교수였으나, 2002년 그만두었다가 2017년 비정규직으로 돌아왔다.
이와 관련, 그는 “4년 전 학교로 다시 돌아왔을 때 정년을 보장받지 못했고 월급도 줄었다. 나의 모든 강의들은 ‘미국 흑인 종교’라는 명칭으로 통합되고, 안식년도 한 학기만 쓸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우리는 모두 (종식 재직권 신청이 기각된) 교묘한 이유가 학문적 기준과 전혀 상관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제가 종신 재직권 심사를 받았을 때도 제 학업 성과와 학생 교육은 그들의 정치적 편견보다 훨씬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고 지적했다.

하버드 법대와 신학대에서 아프리카계 미국학을 가르쳤던 그는 예일대, 프린스턴대, 유니온신학대에서 종신 재직권을 갖고 있다. 그는 수 년 동안 행정부와 의견을 달리해 오다 1993년에는 종신 재직권을 제안받기도 했다. 그러나 2002년 로렌스 서머스 총장과 언쟁 끝에 한 차례 하버드를 떠났었다.

하버드대는 학내 비난 여론이 커지자 웨스트 교수에 종신 교수직을 다시 제안했으나, 그는 “그것이야말로 내가 하버드를 떠나길 잘했다는 증거”라며 “소중한 추억이 많으나 후회는 없다”고 했다.